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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체 속의 열전 6일|49회 전국체전 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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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제49회 전국체전은 어느 해 와도 마찬가지로「서울의 만년우승」「일반국민들의 무관심」이란 정체를 벗어나지 못한채 6일간의 막을내렸다. 해마다 연례행사로 열리는 전국체전이기에 새로운 것이 없을지모르나 우리의 체전도 반세기의 전통을 갖고있으며「스포츠」가 일반국민들의 생활속에 파고드는 것이 오늘의 현실이고보면 뭣인가 새롭게 발전해 나가는 것이 있어야 하지 앉을까.
체전의 「하일라이트」인 입장식은 해마다 틀이 잡히고 성대해지고 있음이 사실이다.
올해는 일부「매스·게임」에서 저조했을 뿐 선수들의 입장식이나 의상, 개막진행은 작년보다 훌륭했다.
박대통령의 입장상이 주어지고 질서를 바라는 특별훈시가 있었기 때문에 개막식이 더 성대해졌는지는 몰라도 민족의 얼과 기백을 나타내는 개막식이 매년·성대, 화려해지고 있음은 높이 평가 할 일이다.
다만 각 시·도 선수단이 개막식의 뜻과 한계를 몰라「스포츠」와 관계없는 자기고장의 선전을 아무 거리낌없이 발휘하고「매스·게임」에 참가한 일부 학교가 지나친 자기「피아르」를 하는 것은 민족의 단결을 표시하는 개막식에 역행하는 현상이라 아니할 수 없다.
전국체전이 국민 누구나 참여하는「민족의 제전」이요, 내일을 밝힐「젊음의 광장」이라한다면 체육회는 이뜻을 살려 화려, 성대하면서도 조화된 우리 고유의 개막식을 갖도록 각시·도선수단 및 참가단체를 계몽시켜야 할 것이다.

<대회 운영은 성공적>
서울에서만 연3회를 거행했으니 만큼 대회운영은 어느 때보다 성공적이었다. 물론 대회 첫날 경기장시설의 미비, 연락불충분, 갑작스런 우천등으로 다소의 혼란이 있었지만 예년에비하면 거의 무사고의 대회 운영이었다.
이는 우리 체육인들이 체육행정 및 대회운영에 그만큼 익숙해졌다는 증거로서 앞으로도 많은 국제대회를 치를 우리체육계의 커다란 성과가 아닐 수 없다.

<인색한 숙박업자들>
시설은 매년 새롭고 폭넓게 발전 되어가는 것이 우리의「스포츠」이니 어느 해보다 만족스러웠다고 보겠다.
그러나 지방선수들을 위한 숙박시설은 완벽에 가까우면서도 서울시의 행정력이 따르지 못해 그「서비스」는 「야박한 서울 인심」이라는 결과밖에 얻지 못했다.
「호텔」 및 여관의 상행위를 나무랄 수는 없지만 1년에 한번밖에 없는「민족의 제전」임을 다시 인식하여 서울시와 숙박업자는 지방선수들에게 최대한의「서비스」를 베푸는 전통을 세워야겠다.

<기록은 해마다 뒤져>
전국체전은 알찬「스프츠」행사라기 보다는 각 고장의 선수들이 한데 어울려 우의를 나누고 향토애를 살리는「스포츠·페스티벌」이라는 것이 근간에 새겨진「이미지」이다. 올해「멕시코·올림픽」출전선수들이 빠져 이 같은 느낌은 더했다.
그러나 한국신이 육상2, 역도1, 사격1, 세계「타이」가 역도1, 대회신이 육상22, 사격 1개등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은 너무·초라한 수확이다.
제46회때 역도의 세계「주니어」신기록을 비롯해 한국신6, 제47회때 역도에서만 한국신3, 한국「타이」9, 제48회때 한국신5, 한국「타이」2, 대회신51개에 비하면 너무나 뒤지는 현상이다. 우리의 기록 경기가 더 이상 발전 못 할만큼 정상에 올랐다면 몰라도 다른 구기보다 오히려 떨어져있는 오늘의 현실에 이런 결과가 나왔으니 그 책임은 어디까지나 일선지도자들이 져야 할 것이다.
한편 시·도별로는 작년에 이어 지방「팀」들이 서울의 만년우세를 침식해 들어가 차츰 균형을 이뤄가고 있다. 경배의 육상·연식정구·유도·씨름, 부산 및 경기의 검도등이 그 좋은 예로서「서울의 만년우승」을 깨뜨릴 가능성을 점차 보이고있다.

<체육인만의 행사?>
전국체전이 국민전체의 체전이 돼야 함은 말할것도 없다.
그러나 최근의 추세는 전국체전이 체육인들의 행사로 끝나지, 전체 국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각 경기장에 관중들이 적고 많은 시민들의 화제가 되지 않았다는 것만으로도 쉽게 알 수 있다. 이 현상을 전국체전의「매너리즘」이라 한다면 체육회는 이 위험스런 경향을 쇄신하는데 빨리 손을 써야 할 것이다.
그방법은 개최지를 바꿈으로써 새로운「무드」를 조성시키고 종목의 축소 및 중·고등부를 제외시켜 대회일자를 단축시키는것등 일게다.
특히 개최지의 변경은 지방의 기존시설을 이용, 발전시킨다는 이점이 있어 좋고 특수 종목의 제외는「매너리즘」의 큰 요인인「서울의 만년우승」을 깨뜨리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종목 축소와 중·고등부의 별도 개최는 대회기간을 단축시키며 아울러 많은 경비를 줄일 수 있다는 이점이 따른다.
여기에는 대회규모의 축소로 개막식이 초라해질 이율배반적인 위험도 있고 학도체전의 부활 및 특수종목의 쇠퇴등 여러 가지 어려운 문제가 있다.
하지만 반세기에 이른 전국체전을 알맹이 없고 국민들과 유리된 체전으로 방치할 수는 없지 않을까?
체육회는 이점에 유의하여 보다 알차고 권위가 있으며 온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대회로 이끌도록 해야 할 것이다. <윤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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