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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에 참전했던 재일동포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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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KBS1 ‘파노라마’에서 한국전쟁에 참전한 재일동포를 취재했다. 6일 밤 10시 방송. 1950년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재일동포 청년들은 앞 다퉈 전쟁에 자원했다. 청년들이 청춘과 바꿔 선택한 것은 지옥과 같은 전쟁터로 가본 적도 없는 ‘아버지의 나라’였다.

 징용 온 아버지를 따라 세 살 때 일본으로 간 이선욱씨. 일본에서 철도학교를 졸업한 그는 선로설계사로 근무하던 중 한국전쟁 발발 소식을 듣고 참전을 결심한다. 결혼한 지 9년이 되던 해, 이씨는 아내와 아이를 남겨놓고 기억에도 없는 조국의 전쟁터를 선택했다. 50년 9월, 재일동포 청년들은 현해탄을 건너 인천에 상륙한다. 일본의 미군기지에서 단 사흘간 훈련을 받고 참전한 그들에게 전쟁터는 지옥 그 자체였다. 게다가 한국말에도 익숙하지 않았다.

 “후퇴하라고 하는데 그것도 모르고 전방으로 돌격하는 식이었어요. 그렇게 희생당하지 않아도 됐었는데….” 기적적으로 살아남은 청년들에겐 전쟁보다 가혹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다는데…. 

강기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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