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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주범 이대우 서울 잠입 … 교도소 동기 만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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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이대우

탈주범 이대우(46)가 서울에 잠입했다는 첩보가 접수돼 2일 경찰이 긴급수색에 나섰다. 이대우는 지난달 20일 오후 2시쯤 전주지검 남원지청에서 특수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수갑을 찬 채 달아났다. 경찰에 따르면 이대우가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교도소 동기와 만나기로 했다는 첩보가 지난 1일 접수됐다. 앞서 이대우는 지난달 27일 서울 종로 인근에서 일하는 이 교도소 동기를 찾아가 돈을 빌려달라고 부탁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소 동기는 1일 서울 모처에서 이대우를 다시 만나기로 하고 평소 친분이 있는 경찰관에게 이 사실을 알렸다. 경찰은 1일 약속장소 인근에 인력을 대거 투입해 잠복했으나 그는 끝내 나타나지 않았다. 이대우는 지난주 서울에 올라온 뒤 야산 등지를 떠돌며 생활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대우가 여전히 서울시내 또는 수도권 지역에 머물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그가 이미 해외로 도피했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대우의 한 교도소 동기는 그가 수감 시절 해외 밀항 방법을 자세히 물어본 적이 있다고 경찰에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대우는 도주 당일인 지난달 20일 오후 6시30분쯤 광주광역시의 한 마트에서 현금 30여만원과 운동화 등을 훔쳐 달아났다. 이 모습이 인근 폐쇄회로TV(CCTV)에 찍혔지만 이후 행적이 묘연한 상태다. 경찰은 지난달 29일 광주지역에서만 경찰 1000명을 동원해 수색에 나섰다. 이대우의 주변인 등을 샅샅이 뒤졌지만 별다른 성과가 없는 상태다.

 이대우는 전과 12범으로 지난해 4월부터 올 초까지 전국을 돌며 약 150차례에 걸쳐 6억7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는 전문 절도범이다. 그의 도피행각이 2주 넘게 계속되면서 ‘제2의 신창원 사건’으로 번질까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대우와 동갑내기인 신창원(46)은 1997년 부산 교도소를 탈주해 2년6개월간 도피행각을 벌이다 붙잡혔다.

 이대우는 수감 시절 조직폭력배 3명을 상대로 홀로 싸워 이겼을 만큼 괴력의 소유자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2월 경찰에 붙잡힐 당시 이대우는 강력계 형사 3명이 위에서 제압하고 있는데도 이를 물리치며 일어났을 정도로 거칠게 저항했다고 한다. 또 7년 전 강도 혐의로 붙잡혔을 당시에는 경찰관을 흉기로 찌르기도 했다. 이대우의 과거 범죄 경력에 따르면 그는 경찰 수사를 피해 도망 다니면서 수사 상황을 파악하기 위해 범죄 장소 주변에 머무르는 대담함을 보이기도 했다고 한다.

정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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