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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로시마의 교훈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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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현대는 초단위시대이다. 시속은 이미 원시적인 감각이며, 오늘은 음속이 지배하고 있다.「마하1」도 벌써 묵은 이목이고, 오늘의 전투기는 음속3배반을 돌파한다. 속도뿐만은 아니다. 모든 물질문명이 극도로 거대화하고 있으며 바로 치열한 경쟁은 그것에서 시작된다.
미국의 부자관이 「밀리오네어」(백만장자)이던 것도 이제는 해묵은 척도에 불과하다. 지금의 부자는 적어도 「빌리오네어」(억만장자)로 표현되고 있다.
단위가 인간살상에 이르면 이제는 소름이 끼칠 정도이다. 폭발력을「톤」급으로 표현하는 것은 마치 기교전을 연상하는 느낌이다. 현대의 핵력은 적어도 「메가톤」급이다. 20세기후반의 전쟁은 대포의 결전이 아니라, 바로 「메가톤」의 대결인 것이다.
원료력 핵잠수함이 수중에서 발사하는 「폴라리스」핵탄두는 1「메가톤」의 위력을 갖고 있다. 이 핵탄이 폭발할때의 화약량은 1톤짜리의 폭탄의 백만개분이다. 1톤짜리 폭탄이면 20여년전 2차대전무렵만해도 상당한 대형폭탄에 속했다. 소련의 TCBM은 최근 다탄두식이라고 알려져 있다. 그 탄두전체의 위력은 10내지 20 「메가톤」은 될 것이다. 역시 미국의B52기 폭격기 한대는 20내지 25「메가톤」의 수폭을 적재 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50「메가톤」도 가능하다는 얘기도 없지않다. 이것은 1톤급 폭탄 2천만개내지 5천만개에 상당한다.
전략가들은 현재 이 지상에 있는 핵탄만으로 인류개개인의 머리위에 적어도 15내지 60톤의 폭탄을 퍼부을 수 있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현대는 이쯤되면 광인의 시대이다. 모든 인간은 적어도 15톤짜리 폭탄을 머리에 베고 잠을 자는 격이다. 그 폭탄의 안전장치가 전연 없다는 생각은 얼마나 전율스러운가. 더구나 그 폭탄이 우발에 의해서, 아니면 기계의 우연적인 고장으로 폭발할지도 모른다는 상상은 더한층 우리의 소름을 끼치게 한다. 고 「케네디」대통령의 절규는 현대의 가장 절박한 명언이 될수도 있다.『핵무기가 우리를 전멸하기전에 우리가 핵무기를 전멸합시다.』
오늘 8월6일은 핵폭탄이 인류의 머리의 「히로시마」에서 최초로 폭발한 날이다. 핵폭탄이 인류평화의 질서냐, 아니냐는 인간자신 문제이다. 새로운 시대를 사는 지혜는 바로 그런것일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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