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원폭희생자의 구호대책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1945년 8월6일 일본의 황도시가 인류력사상 최초의 원폭공격을 받아 순식간에 폐허로 화하고, 7만8천여명의 사자,3만7천여명의 부상자,1만4천명의 행방불명자를 낸지 어언 23년이 흘렀다.
이해 7월16일 사상 최초의 원폭 실험에 성공한 미국은 둘쨋번으로 제조한 원폭을 광도에, 세쨋번 원폭을 장기에 투하했던 것이다.
원폭투하로 말미암아 미일전쟁이 단축되고 일본의 본토결전이 강요했을것으로 예측되는 미군이나 일군 수10만명의 생명을 건진 것은 가리울수 없는 사실이다. 그렇지만 원폭투하가 남긴 인명살상이나 물질적피해는 너무도 크고 또 처참한 것이어서 미국이 일본을 공격하는데 원폭을 사용한 것이 과연 도덕적으로 정당화될 수 있는 행동이었던가에 관해 아직도 논쟁이 부절하다. 이 논쟁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든간에 원폭을 실제로 사용해본 후에 있어서의 인류의 공통된 염원은 다시는 핵병기를 사용해서는 안되겠다는 것이오, 때문에 「원폭기념일」은 전세계가 인류도살의 수단으로써의 핵병기를 시용하는 문제에 관해 엄숙한 반성을 하지 않으면 안될 날인 것이다.
황도와 장기에 투하한 원폭은 20킬로 톤의 것이었는데 지금 미 소가 가지고 있는 대륙간도단의 핵탄두는 1내지 20메가톤의 것이라고 하며, 또 미 소의 핵병기저장총량은 도합 수만내지 수10만메가톤에 달한다고 전한다. 1메가톤수폭이 황도제원폭의 50개에 해당한다는 것을 생각하면 만약에 장차 핵무기를 사용하는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 인류가 전멸상태에 빠지리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우탄트」「유엔」사무총장은 작년 10월의 제22회 「유엔」총회에 「핵병기에 관한 특별보고」를 제출한바 있다. 전문가들이 작성한 이 보고서는『오산에 기인하는 것이건,광기에 기인하는 것이건, 일단 핵전쟁이 일어나면 그때 인류에게 덮치게 될 예측할 수 없는 재해의 위협은 너무도 현실적이다. 그 때문에 세계의 식자들은 지금까지 합의된 군비제한을 위한 제조치(부분적핵실험금지 우주공간의 핵병기금지)외에도 군축에 관한 조치를 강력히 요망하게 됐다』고 지적하고 있다. 핵병기의 폐지는 인류평화의 궁극적인 이상이다. 우선 현단계로서는 핵병기의 실험 생산 저장·사용에 대한 효과적인 국제통제를 이루어놓는 것이 가공할 핵전쟁의 공포에서 인류를 해방시키기 위해 절실히 요청되는 조치인 것이다.
한인의 원폭피해로 말하면 일제에 강제동원됐다가 원폭을 맞은 동포가 약3만명이요, 그 중 간신히 목숨을 부지하고 있는 것이 8천여명이라고 한다. 그나마 원자병이란 아물지 않는 상처를 고치고자 안간 힘을 다 쓰다 이미 2백70여명은 타계했고 4백여명은 병명도 모른채 드러누워 폐인이 되어 있는 상태이다.
원폭의 직접 피해국인 일본은 종전후 원폭피해자에 대해 국가예산을 가지고 병을 치유케 해주고 생계를 돌보아주고 있는데 한인피해자도 그 피해경위로 보아서 일인과 같은 혜택을 입는 것이 당연한 요구일것이다. 이 당연한 요구마저 무시하고만것은 한일관계를 정상화하는데 있어 정치적으로 일괄타결을 짓고 말았기 때문이디. 여기서도 우리는 지난날의 어두웠던 한일관계의 고통스러운 희생자를 발견하게 된다.
지금은 비록 한일간에 기본조약이 발효됐다하지만 원폭피해자의 암담한 생활상태로 보아 우리국가는 원폭피해자에 대한 성의있는 보상을 일본에 요구토록 해야할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교섭이 어떻게 낙착되건간에 우리사회는 원폭피해 동포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하고 그들에게 따뜻한 구호의 손을 내밀도록 조직적활동을 전개할 필요가 크다는 것을 강조해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