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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조국을 배운다|재일교포학생 「서머스쿨」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68년도 재일교포학생하계학교 (서머스쿨) 가 29일상오10시 서울대학교 공과대학에 마련된
임시「캠퍼스」에서 문을 열었다. 오는 8월10일까지 3주일동안 계속될 이「서머스쿨」에는
일본계고등학교학생3백41명과 일본계대학교재학생1백98명 모두5백39명(남자2백87명·여자 2백52명)이입교했다. 이들은 이「섬머스쿨」에서 우리의 말과 글을배우고, 조국의모습, 우리의 문화적유산, 민족독립투쟁사, 민속, 자유의 기수 한국, 조국의 근대화등 7개단원의 교과과정을 습득하며 특별활동으로 민요·동요·민속품·국악·가사·예절등 우리나라 고유의 예술과 전통적인 예절을 지도받는다.
이들은또틈틈이산업시설과전선을시찰, 날로발전해가는 참된조국의 모습을 피부로 느끼고 우리나라 고등학교 학생들의가정방문으로 어머니나라의 생활양식을 몸에 익힐 예정이다.
지도교사는 교장 김기석교수 (서울대학생지도연구소장) 를 비롯한 서울시내대학및고등학교교사20여명이며, 박종홍 (서울대대학원장) 양주동 (동국대학원장) 두교수가 특강을 맡는다.

<공장지대도 시찰>
교과과정중에는태극기의 유래와태극사상의해설을비롯, 애국가의유래, 한글의우수성등이포함되어있고, 시찰 견학등 공공행사로 국립묘지참배, 안양공장지대 시찰, 고궁및고적답사, 연대·고대·이대등순방과반공교육 민족예술교육등바쁜일정이 마련되어있다.

<전원기숙사생활>
이들은 모두 기숙사 생활을 하며 외식·외박등 일체 자유행동을 할수없다.
정부는 이들에게 50불씩의 식사대만을 부담시키고 나머지 교통비와학술비등 일체를 부담하고 있다.
이같은 「서머스쿨」은 올해가 세번째다.
한일국교정상화로 비롯된 이「섬머스쿨」은 66연도에 3백여명, 67연도에 4백42명의 교포학생을 수료시켰다.

<민족정신을 배양>
정부는 당초 일본계학교에 재학하고있는 교포학생들에게 조국을 바르게 인식시키고 민족정신을 배양하며 한국인으로서의 주체성을 확립하게하여 일본문화의 영향속에서 자라는 준일본인화한 교포2세들에게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과 사명감을 갖도록 하기위해 「서머스쿨」을 계획했다.
67년부터 「섬머스쿨」교장직을 맡고있는 서울대학생지도연구소장 김기석교수는 정부의 이같은 계획이 퍽 성공적이라고말한다.
조국이 무엇이고, 민족이 무엇이며, 우리의글, 우리의 생활, 우리의 문화가 무엇인지를 모르던 이들이「서머스쿨」을 마친뒤에는 「한국인」임을자랑스럽게 생각하기까지한다는것이다. 정부는 앞으로도 이사업을 계속, 해마다 5백여명씩의 교포학생을 모국에 초대할예정이다.

<애국가 처음 듣고>
29일 「서머스쿨」에 입교한 권건이군 (15·일본명 안본건이·서궁동고교1년)은 이「서머스쿨」에 다녀간 선배들과 거류민단의 소개로 이학교를 지망했으며, 학교를수료하면 부산에 있는 삼촌과 할머니도 찾아뵙겠다고 기대가 컸다. 오정자양(17·경도여자정화고2년)은 『태극기는 거류민단에서 본일이있으나 우리나라 국화와 애국가는 여기와서 처음 알았다』고 말하고 『앞으로「서머스쿨」에서 우리말을 열심히배워 돌아가서 일본에있는 부모님들을 놀라게 해주겠다』고 별렀다.

<눈부신발전 경탄>
소학교(국민학교)때 우리나라말을 배우기위해 조총련계학교에 들어갔었다는 이정근군(19·일본명 궁전정옹·동경이과대학물리과1년)은 책을통해 일본의 침략사등 한국의 역사를 조금은 안다면서 『일본 학생들은 이기적이긴 하나 공부를 열심히 한다』고 전하고, 모국의 학생들도 이들에게 지지않게 열심히 공부해줄것을 당부했다.
북구주에서 부모들이 양복점과 양품점을 경영한다는 최옥임양(20·일본명 산전조묘·문사
양재학교2년)은 일본에서 듣기는우리나라가『미개한 나라』로만알았는데 실제로는 눈부신발
전을 하고있는데놀랐다고 말하면서 『우리말을열심히배워가겠다』고다짐했다.
아뭏든 조국의 문화권밖에 살면서 1세들로부터 20∼30년전의 낙후된 조국만을 소개받았던
이들 교포2세들에게 근대화해가는 조국의 참된모습을 보여주고 가르쳐줌으로써 바람직한 조국의 미래상을 심어주는데 「서머스쿨」의 의의를 찾아야 할것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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