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읽기] 퐁당퐁당 … 소원이 쌓여갑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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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2013. 5

“세상을 원 없이 돌다가 이곳에 모였어요. 주머니 속에 들어있을 때는 보잘것없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많이 모이니 큰 부자가 되었네요.”

 서울 힐튼호텔에 있는 ‘행운의 샘’에 던져진 동전들입니다. 던진 이의 꿈을 현실로 만들어줄지는 동전들도 모를 겁니다. 하지만 다시 물 밖으로 나가면 어려운 이들을 위해 쓰이게 된다는 것은 잘 알 겁니다.

 유명하다는 관광지에는 대부분 ‘행운의 샘’이 있습니다. ‘서울판 트레비 분수’로 불리는 청계천 팔석담의 경우 지난해 국내외 관광객이 던진 ‘행운의 동전’이 4850만원이나 되었습니다. 2005년 집계 이후 최고액이었습니다. 10원·100원·500원짜리 동전들이 모여 모여 이렇게 큰 액수가 되었습니다. 동전이 모두 100원짜리라고 가정했을 때 48만5000명이 행운을 빌며 동전을 던진 셈입니다. 우리나라 동전뿐만 아니라 외국 동전도 5만1092개나 되었습니다. 이 동전들은 서울시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유니세프한국위원회에 모두 기부되었습니다.

 던지는 재미, 행운을 기다리는 설렘, 어려운 이웃을 돕는다는 자부심.

 작은 동전 하나로 이렇게 많은 것을 누릴 수 있는 것이 세상에 또 있을까요?

글·사진=안성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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