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 30도 더위, 에어컨 안 켤 순 없지만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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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은 달력상 여름의 시작이다. 기상학적으론 하루 평균기온이 20도 이상이면 여름으로 친다. 낮 최고기온이 30도 이상이면 한여름이다.

 기상청은 2일 서울·춘천 등의 낮 최고기온이 한여름 수준인 영상 30도를 기록하겠다고 예보했다.

 탈 없이 여름을 나려면 준비가 필요하다. 에어컨도 그중 하나다. 에어컨은 기화열(氣化熱)을 이용해 냉방을 한다. 먼저 압축기로 냉매가스를 고온·고압 상태로 만든다. 이 가스가 외부 공기와 만나 식으면 액체가 된다. 이 액체를 다시 좁은 관 사이로 통과시켜 압력을 떨어뜨린다. 저온·저압의 액체는 주변 더운 공기의 열을 빼앗아 다시 기체가 된다. 이때 열을 뺏겨 차가워진 공기를 팬을 이용해 뿜어내는 게 에어컨의 원리다.

 1902년 미국에서 처음 발명된 에어컨은 인쇄공장 기계를 식히는 데 쓰였다. ‘사람용’ 에어컨이 보급되기 시작한 건 1920년대다. 에어컨 발명 뒤 미국의 더위 관련 질병 사망률이 최대 40%까지 줄었다는 통계도 있다(『세상을 바꾼 발명품 1001』, 2010).

 하지만 요즘 에어컨은 애물단지가 됐다. 전기를 너무 많이 쓰기 때문이다. 에어컨의 전력 소모량은 선풍기 20~30대와 맞먹는다. 위조 부품 사건으로 원전 가동률마저 떨어진 마당에 에어컨을 펑펑 틀다가는 전력 대란의 주범으로 몰리기 십상이다. 이래저래 올여름은 꽤나 더울 것 같다.

김한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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