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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교육의 정상화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중학입시제도의 획기적인 개혁안이 발표된 이후 국민학교주변에는 즉각적으로많은 변화가 나타나고있는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무엇보다도 과외공부의 질곡으로부터 해방된 어린이들의 밝은표정이 유별나게 눈에띄게된 것은 기대했던 대로의 흐믓한 정경이 아닐수없다.
또 이 개혁안의 발표후 첫공휴일인 17일 제헌절에는 서울의 극장가 주변에 몰려든 꼬마들의 인파가 줄잡아 3만명을 넘었으리라고 전한 신문보도가 있는가하면, 또 한편에서는 손에 손을잡고 혹은 강가로, 혹은 교외로,나들이를 나간 어린이들의 수효가 수십만을 헤아린다고도 전하고 있다.
이와갈은 현상은 어떤 의미에서는 극히 자연스럽고, 기뻐해야 할 일로, 그것은 일부측에서 걱정하듯, 조금도 우려할 일은 아니라고 본다.
왜냐 하면 이번 개혁안이 나오게된 가장 중요한 동기는 자라나는 어린이들로부터 과중한 과외공부의부담을 덜어줌으로써 잘 놀고 씩씩하게 자라는 기상을 심어주자는데 있었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 이 개혁안의발표후 국민학교의 정상수업이 엉망이 되고있다는 일부신문 보도도 있음을 우리는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서울시내 일부 국민학교가 별다른 이유도 없이 등교나 하학시간을 자의로 변경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는가하면, 모 일부 과외담당 6학년담임 교사들 중에서는 어린이들에게 국민학교 성적의 우열로 추첨권의 부여 여부가 결정된다는등 허무맹랑한 발설을 함으로써 어린이와학부형들을 어리둥절케 하는사례 또한 없지않다고 전하고 있다.
이것은 갑작스런 대변동이 몰아닥친 뒤의 일종의 허탈감에서 오는 과도기적 현상이라고도 하겠으나, 어떤 의미 에서든지 그것은 교육자들 자신에 의한 교육의 포기라는 점에서 중대시하지 않을수 없는 것이다.
더말할 것도 없이 중학입시제도개혁의 궁극적 목표는 국민교육의 기초인 국민학교교육을 정상화하는데 있다.
그리고 이러한 정상화과업은 정부와 교육계자체는 물론, 전학부형, 자모들의 비상한 결심과 물샐틈없는 협조없이는 결코 이루어질수 없는 지난한 과제라는 것도 자명하다할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단행된 정부의 개혁안은 종래 허다한 병폐에 싸여있던 우리의 국민학교교육을 백지화된 원정에 몰려놓고 하나에서부터 열까지를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고 다시 개선하는 방안을 찾을수 있을때 비로소 그 보람을 찾을수 있는 것임을 명심해야 할것이다.
우리는 국민학교 교육의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모든 과감한 조치가 이번 기회를 통해 취해지기를 요망한다.
국민학교교사 대 학부형간의 새로운 협조태세수립은 물론 필요하다면 이미 세워진 의무교육완성 5계년계획을 대폭뜯어고치는 한이 있더라도, 교실난해소와 유능하고 사명감에 불타있는 교사들의 확보, 재교육훈련 대책을 마련하고, 국민학교 어린이들로 하여금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실천할수있는 민주적 국민자질의 함양을 가능케할 새교과과정 개편작업이 조속히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우리는 혁명적 성격의 입시제도 개혁안을 들구나온 문교당국에대하여 그 근본목적인 국민학교교육의 정상화를 의해서도 혁명적인 개선은 약속할수있는 과단성을 촉구해 마지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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