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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보주변③|한미간의 조약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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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우리나라의 안전보상체제는 한국자체의 국방력을바탕으로해서 한·美 상호방위조약에 따른 조약상의동맹관계와2개사단(약5만)규모의 미군주둔으로 엮어지고있다.
한·미간의 군사적 유대는 지난6년의 한국군 월남파병으로 더욱굳어진것은말할것도 없다. 이같은 양국간의군사적유대는 한·미양국의 정치적·경제적관계에 선항된다고도 볼수있기 때문에 한국방위문제에대한 양국의 밀착도는 비단 군사적인 의미에머무르는 것이 아니다.
종래의 두나라의 군사적협의와 조정은주로 조약제2조을 원용, 한국의 국방장관과 주한미군사령관의관례적인「협의」에 의존해왔으며 한국군의 작전권은 주한미군사와 상하관계를 전제로한것이어서 그체계가 미완성품이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말이다.
이같은 한·미간의 군사적협의 체계는 6·25동란과같은 전면적인 정규전을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것임은두말할것도없다.
그러나1·21사태를분수령으로해서 재래의 방위태세는재검토를받았다. 1·21사태는 한반도적화를위한북괴의소위「입민해방전쟁」이전면전아닌 「은밀한기습」과「게릴라」전을 기본전략으로 채택하고있음을 드러낸 것이어서 한·미두나라의 전면전에 대비한 방위전략도 수정,보완되어야만했다.
이에따라『특수한 침략에는 특수한 형태의 방위로 대처』(박대통령이지난4월1일 향토예비군상설식에서 한말)하기위해 ⓛ한·미국방장관회의 연례개최와 한·미군사실무자회의을 상설하고 ②한·미상호방위조약이 공동성명으로 일부 보완되었으며 ③「유엔」군사령부에 한·미합동참모기구가 설치되어「유엔」군의 작전지휘권에 한국군이 직접참여하게됨으로써 한·미간에 새로운군사적조정기능이 창설되었다.
지난2월의「밴스」 미대통령특사방한, 4월의박·「존슨」 정상회담, 5월의 한·미국방장관회의등 공식외교경로를 통한 교섭에서미군의「즉각출병」을 보장하기위한 방위조약의 개정과 작전지휘권의 이양이 끈덕지게 논의되었으나『만족과 불만의 사이』에서 일단 매듭 지어졌다.
한·미상호방위조약제2조(외부로부터의 무력공격이 있을 때 두나라는협의한다)는 지난2월15일「밴스」특사방한때한·미공동 성명서와 4월18일의박·「존슨」공동성명에서『외침이 계속될 경우 이에대처할행동을 즉각결정』한다는 내용으로 보완된바있다.
이는 정부가 1·21사태이후 주장해오던「북괴도발행위에대한보복조처」가 미측에 받아들여진 것으로 해석되어 각종침략행위에 대한「보복」의종류를 즉각결정한다는 것으로 외무부관계자들은 풀이하고있다.
「외부로 부터의 무력공격」, 즉 조약상의 외침개념을 확대해서 휴전선상의 각종 도발행위,「게릴라」전, 해안선과 후방지역에의 간첩침투등「침략적인 행위」도 외침으로 해석, 이에대처할 행동유형을 즉각결정키로 한것이다.
이같이 조약의 보완에 따라 한·미간의 군사적조정기능은 그폭이 한층 넓어진 셈이다.
이「행동유형의 즉각 결정은 정부가 주장해온 응징주의가 미측에 어느정도 받아들여진 것으로 평가되지만 조약제3조(외침이 있을 경우 각자의 징법절차에 따라 행동한다)가「즉각출병」으로 보완되지 않고있는 것을 보면 만일 북괴의 속전전술에 걸릴 경우, 의회승인을 기다리는 시간적지체 때문에 반격효과가 감소될우려가 해소되었다고 만은 할 수 없을것같다.
단지 한·미간의 군사적 조정기능의 구현이라고할만한·미합동참모기구는 50년에 체결된 대전협정에따라「유엔」군이 독점하고있는작전지휘권에작전·정보·기획부문의 한국군장성2명을 참여시킴으로써 한국군의 작전상발언권을 강화한것이라고볼 수 있다.
이와관련해서「유엔」군사령부는 휴전선일대의간첩침투를 봉쇄하기위한조치의 하나로 대간첩작전 지휘권에 대한한국군의 육·해·공군지휘관의 재량권을 크게 확대한것으로알려지고 있다. 아무튼 한·미 두 나라의 군사적 협조관계는 이같은 방위조약의 일부보완과 한국군의「유엔」군 작전지휘권에의적극적인 참여로 어느정도향상된 것으로 평가되고있는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나토」의 전략이 종래의 대량보복전략에서 기동성있는 유연반응전략으로변경되는 국제적추세에도 불구하고 한국이 융통성있는 기동방어에서 영구진지를 토대로한 고수방어로 전략을 굳히고있고「즉각출병」「즉각보복」의 보장이 완벽하지 않기 때문에 전략상의기동성, 기간성은한·미간의 군사적조정작업의 큰 과제일수밖에없다. 방위조약개정, 작전지휘권이양문제가 안보문제와 관련되어 줄곧 제기되고 있는것도 그때문인것같다. <박석종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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