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구글 글라스, 대중적인 제품 아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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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구글의 안경형 입는 컴퓨터(wearable computer) ‘구글 글라스’를 평가 절하했다. 쿡 CEO는 29일(현지시각)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자매지 올싱스디지털이 개최한 D11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컨퍼런스 부속 행사로 열린 올싱스디지털의 기자 월터 모스버그·카라 스위셔와 공개 인터뷰에서 “구글 글라스는 특정 소비자들에게 재미있는 물건일 수 있지만 일반 대중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거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람들은 안경을 쓰고 싶어 하지 않는다”는 점을 이유로 꼽았다. 사람들은 필요에 의해서나 패션을 위해 안경을 착용하지만 이에 대한 불편하게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런 면이 소비자들이 구글 글라스를 써보려고 시도하는 것조차도 방해하는 요소라고 지적했다.

입는 컴퓨터 분야가 엄청난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는 동의했다. 쿡 CEO는 “많은 업체가 입는 컴퓨터 시장에 뛰어든 것으로 보인다”며 “입는 컴퓨터는 매우 흥미로운 기기다. 이것을 연구할 시기가 다가왔다”고 말했다. 쿡 CEO는 자신이 차고 있는 나이키 ‘퓨얼밴드’를 직접 보여줬다. 손목에 차고 있으면 운동량을 자동으로 기록해주는 컴퓨터 장치다. 그는 “퓨얼밴드를 차고 있다고 해서 자신을 이상한 사람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며 손목에 차는 장치가 더 자연스러워 보인다는 점을 지적했다. 애플 스마트시계 개발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쿡 CEO는 손목에 착용하는 장치가 매력적이긴 하지만 10~20대들이 손목시계를 착용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이들이 입는 컴퓨터에 관심을 가지도록 만들려면 지금보다 특별한 무언가를 제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애플은 아이폰·아이패드를 만들어낸 기업문화와 이것을 만들어낸 사람들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아이패드 이후 3년 동안 애플이 새로운 제품을 선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에 쿡 CEO는 “애플이 아직 다양한 ‘게임 체인저(Game-Changer)’를 보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특히 입는 컴퓨터와 더불어 TV분야에서 새로운 비전을 제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안드로이드 진영에 대한 독설은 여전했다. 그는 “시장에 많은 스마트폰이 나왔지만 그중 상당수는 피처폰으로 부르고 싶다”고 말했다. 또 “책상 서랍 속에 들어가 있는 다른 기기들에 비해 아이폰·아이패드의 웹 트래픽이 많다”며 “중요한 것은 사람들은 애플 제품을 사랑한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조민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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