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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축 향한 새「해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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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소 협조 체제가 또 하나의 이정표를 통과하고있다. 지난밤「워싱턴」과 「모스크바」 서 행한 「존슨]과 「코시긴」의 연설이 이를 확인했다. 정상회담이냐, 또는 그보다 낮은 수준의 회담이냐는 밝혀지지 않은 채 미·소는 공수용 핵무기의 개발·생산의 억제, 핵무기의 감축을 토의하기 위한 회담을 열기로 원칙적인 합의를 했다.
이것은 「그로미코」 소련외상이 지난달 27일 제의한 핵「미사일」 군축협상에 미국이 동의한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존슨」의 말에 의하면 미·소회담은 「가장 빠른 시일 안에」 열릴 것이지만 이 회담이 열린다는 사실 자체가 곧 미·소에 의한 핵 군축의 실현을 의미하는 것은 아님은 물론이다.
그것은 핵무기가 지구상의 인류의 생사여탈권을 쥐고 있다는 일반적인 성격에 앞서 핵무기를 가진 초강대국인 미·소의 자체 방어가 전적으로 핵공격 및 방어력에 달려있다는 절박한 현실 속에서 핵무기협상에 관한 한 어느 쪽으로 부터도 일방적인 양보를 기대할 수가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소 관계는 「케네디」 「흐루시초프」이래 50년대의 냉전에서 60년대의 「해빙」으로 자세를 바꾸면서 협조의 성과를 거두어왔다. 「존슨」이 강조한 핵확금조약의 타협 정신이란 것도 바로 K·K시대로부터 계승된 「협조정신」을 말하는 것이다.
특히 핵군축협상에 있어서의 미·소의 협조가 시기적으로 월남평화 협상과 때를 같이하고있다는 사실이 약관의 바탕을 마련해준다. 미·소는 이미 핵무기의 포화상태에 이르렀다.
소련으로서는 서독의 핵 접근을 방지하는데 안보상의 최대의 이해가 걸려있다. 핵무기의 현상동결과의 교환조건으로 미국은 윌남전쟁의 해결을 위한 소련의 지원을 받는다는 방정식이 성립되는 것이다. 미·소의 핵군축의 협상의 전망과 월남평화회담의 진전이 상호의존의 관계에 있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또하나 중요한 것은 중공의 존재다. 수폭 실험까지 끝낸 중공은 벌써 ICBM 보유설까지 흘려 보내고 있다.
중공이 실전용 핵탄두와 운반수단을 갖게되는 날을 계산에 넣는다면 미·소가 핵군축 협상을 하나의 선전수단으로만 활용 할 날은 지난 것이다. 그리고 중공을 염두에 둘때 미· 소간에 성립 될 앞으로의 핵군축 협정은 대중공 핵방위 동맹의 성격을 띠게 될지도 모른다는데 전면군축의 일부로서의 핵군축의 한계와 이중성이 내포되어 있다고 하겠다.<김영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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