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맘 추가 지원 … 직장 어린이집 늘려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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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봉주 교수(左), 최혜영 교수(右)

“전업주부 아이를 선호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다.”

 어린이집이 맞벌이부부 아이를 거부하거나 기피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의 진단은 일치했다. 늦게 맡기고 일찍 데려가는 전업주부와, 일찍 맡기고 늦게 데려가는 맞벌이 부부의 아이 중 어떤 아이가 편할까. 더욱이 같은 액수의 보육수당을 받는다. 오히려 원장 입장에선 맞벌이부부 아이를 맡는 보육교사들에게 시간 외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서울대 이봉주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어린이집이 말로는 전업주부와 맞벌이부부 아이에 차등을 안 둔다고 하지만 (맞벌이 아이들 보육에) 시간이 길어지고 보육교사의 노동량이 늘어나게 돼 맞벌이부부 아이들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맞벌이부부 아이에게 지원이 더 가게 해서 어린이집이 기피하지 않게 하자고 제안한다. 3시간 맡기나 12시간 맡기나 동일한 보조금이 지원되는 방식을 뜯어고치자는 것이다. 부산여대 김두범 아동복지보육과 교수는 “80%의 어린이집이 보육교사 초과근무수당을 주지 않아 오후에 아이들을 제대로 돌볼 수 없다”며 “일정 시간, 예를 들어 오후 4시 이전까지는 같은 금액을 지원하되 이후 시간에 더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차등 지원이 없다 보니 전업주부들이 필요 이상으로 이용하는 경우가 있다”고 설명했다. 육아정책연구소 서문희 선임연구위원은 “전업주부 아이 지원금을 줄일 경우 반발이 심할 수 있어 그건 그대로 두고 정부가 돈을 더 얹어 맞벌이부부에게 가게 하는 방법밖에 없다”고 말했다.

 창원대 최혜영 가족복지학과 교수는 “일터 밖에서 힘들게 어린이집을 구해야 하는 엄마들을 위해 작은 회사들이 컨소시엄 형태로 직장어린이집을 운영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별취재팀=신성식 선임기자, 이지영·고성표·장주영·강나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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