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공동시장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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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부는 오는 7월30일부터 호주수도「캔버라」에서 열리는 제3차「아스팍」각료이사회에「아시아」공동시장의 결성을 위한 구체안을 제출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정부가 제안한 지역내경제발전의 촉진원칙은 작년7월의 「방콕」회의에서도 채택된바 있는데, 정부는 이러한 원칙을 한층 구체화시키기 위해 공동시장안을 이번에 제출하는 것이라 한다.
「아스팍」9개국은 일본·호주·「뉴질랜드」등 경제적으로 비교적 선진적인 나라와 자유중국·「필리핀」·「베트남」등 후진국가들로써 구성되고있는 실정으로보아 이들을 통틀어하나로 묶기는 어려울 것이다. 때문에 정부는 선진적인 일본·호주·「뉴질랜드」등 3개국은 기술원조의 확대, 1차산지및 경공업제품의 수입장려, 그리고 특혜관세의 제공이라는 선에서 후진6개국에 협조하도록하는 한편 후진6개국은 공동시장으로 발전시킨다는 복안을 추진시키기로 한듯 하다.
구주공시의 발전에 자극받아 차츰 각지역별 공동시장형성기운이 대두되고 있었으나 유독 동남아지역만은 아직 공동시장을 마련치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동남아시장도 이제 그형성이 성숙될 단계에있는것만은 사실이며, 따라서 우리가 이를 적극 추진시키기로 한 것은 「아이디어」로서는 훌륭하다 할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당연히 여러 문제점이 있다는 사실을 또한 간과해서는 아니될것이다. 그동안정부는 「필리핀」·자유중국·「말레이지아」등과 무역협정을 맺고는 있지만 이들과의 무역수지역조상은 개선커녕, 도리어 악화되고있는 것이 작금의 실정임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이처럼 무역수지가 악화되는 이유는 우리의 수출구조와 동남아 제국의 경제구조가 근본적으로 조화되기 어렵다는데 있는줄로 생각된다.
우리는 경제개발계획의 추진과 더불어 차츰 가공수출을 중심으로 수출구조를 바꾸어 갔던 것이며, 때문에 오늘날 수출의 중심은 제조품으로 되어있다. 때문에 동남아시장에서 원자재를 수입해서 가공한 제품을 미국·일본등 선진경제에 수출하는 것이 우리의 수출전략이라 할 것이며, 동남아제국도 차츰 그러한 방향으로 전환되어가고있는 실정이므로 우리와 동남아제국사이에는 상호보완성보다도 경쟁성이 강화될 장기추세아래 있다는 점을 정당히 인식하고 공동시장안을 추진시켜야 할줄 생각된다.
솔직이 말하여 우리의 경제구조로 보아서는 동남아의 1차 생산품을 수입하는 것은 필연적인데 반해서 우리가 동남아시장에 수출할 능력은 보잘것 없을뿐만 아니라 시장으로서의 매력을 가진것도 아니다. 또 이 지역에 있어서의 우리의 무역수지가 30대1 또는 60대1로 역조인한 우리가 구태여 공동시장을 추진하지 않아도 우리의 수출능력이 갖추어있다면 수출증대를 위한 외교적압력을 가할수 있는 여건을 충분히 가지고 있는것이다.
우리가 수출능력이 있고 상대방의 기호에 맞는 상품을 공급할수만 있다면 무역수지역조야 말로 가장 강력한 수출증가수단이 될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지역에 수출압역을 가하지 못했다면 이쪽에 어떤 허점이 있었다는 것을 솔직이 반생해야 할줄로 안다.
오늘날 우리의 무역수지가 심상치 않게 악화되고 있음을 볼때 수출증가를 위해서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할것임은 두말할 나위없는것이며, 때문에 「아시아」공동시장을 추진시켜 우리의 수출증가에 기여코자 하는 정부의 노력을 과소평가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우리의 개발계획및 수출전략과 조화되지 않는 「아시아」공동시장이 되지 않도록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이를 추진시켜주어야 하겠음을 강조하고 싶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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