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부통령의 인재 개무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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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파리협상이 시작된지 얼마후 월남정부에 들어선「트란·반·후옹」수상의 거국 내각의 등장은 앞으로 평화협상의 진전과 함께 착잡한 국내 정세를 야기 시키리라는 관측이 떠돌고 있다.
이 같은 관측은 지난 5월22일 「키」부통령이 시민방위조직대회에서 행한 비장한 연설로 암시되고 있다.
「키」는 연설에서 『오늘날 전세계는 호지명, 「보·구엔·지압」(월맹 국방상)을 존경하고 있다. 그들도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같은 월남인들이 아닌가. 우리들은 왜 세계의 존경을 받는 인물을 월남에서 발견할 수 없는가 말이다』고 인재 발굴을 못한 현실을 통탄했다. 그리고 『그 같이 인물을 발견하지 못한 것은 우리나라 지도자들이 낡은 식민지적 노예 근성이외의 아무 것도 안가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들이 지금 곧 실행해야 할 일은 월남 지도 계급으로부터 노예 근성을 일소하는 것이다. 어떠한 외국의 보호도 우리국민이나 노예 근성지도자들의 생존율 보장하지 않는다』고 절규했는데 그 본뜻은 월맹과 타협하려는 미국의 대월남 정책의 변화를 간접적으로 비난한 것으로 해석된다.
사실 월남 지도층에는 현재 대미 불신감이 나돌고 있으나 반면 전쟁 수행이란 엄연한 현실에 묶여 미국의 화평정책에 적응해야 하는 입장에 있어 「후옹」내각의 발족도 바로 앞으로 파리협상의 진전에 대비한 미국의 이면 공작이라고 보고있다.
작년 대통령 선거전까지는 「키」 부통령은 친미주의자로 알려졌으나 파리협상이 시작되고부터는「키」는 차츰 미국 정책의 비판 방향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아뭏든 민족 자결 원칙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키」 부통령의 앞서와 같은 연설은 지당하지만 현실을 불 때 그의 몸부림은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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