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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암동 여인 살해범 자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3일 서울성북경찰서는 대구경찰서에 자수한 종암동 달성여관 조여인 살해 사건의 범인 이보우(26·일명 선우)를 서울로 압송, 살인강도 혐의로 구속했다. 이는 철야 신문에서『시골로 도망가서 같이 살자고 애원했으나 조여인이 거절하기 때문에 죽였다』고 범행 동기를 자백했다. 이는 대구와 서울에서 『장난 삼아 잡아당긴 것이 죽게됐다』『정사를 하려던 것』이었다고 횡설수설했었다.
이는 사건 당일 조여인이 네번째 정을 통한 후 잠에 들기를 기다렸다가 「팬티」로 입을 틀어막고 자기의 양말로 목을 졸라 죽인 후 조여인의 머리맡에 있던 금목걸이와 금반지를 갖고 포천으로 가는 도중 길가에 버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가 남창동 하숙집과 영화사에서 도둑질을 한 뒤 발붙일 곳이 없어지자 조여인을 꾀어 시골로 도망갈 것을 권유했으나 응하지 앉자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보고있다.
경찰은 이가 ①여관 숙박계에 미리 이름을 가명으로 써두었고 ②여관주인에게 맡겨 두었던 신발을 방안에 몰래 넣어두었다가 빠져 나간점 그리고 ③비명을 막기 위해 조여인의 입에 「팬티」를 틀어막은 점 ④이가 조여인을 죽인후 자살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정사라면 약을 소지하고 있어야 했다)는 점 등으로 계획적인 살인강도로 보고 장물을 찾기 위해 형사대를 포천으로 보냈다. 이는 조여인이 15세때부터 도동·종로3가·경기도 운천 등지에서 창녀생활을 했었다는 새로운 사실을 밝히고 이가 18세때 도동 부산여관 종업원으로 있을 때 조여인을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그후 창녀생활을 청산하고 동대문시장안 고무신가게에서 점원으로 있던 조여인을 천일백화점 앞에서 다시 만났다. 이는 이때부터 조여인을 자주 만나게되었고 삼청공원과 여인숙 등에서 사랑을 속삭였다. 최근 영화사에서 실직되고 돈과 물건을 훔쳤으나 평소 도박을 즐기는 이는 「빠찐꼬」로 빈털터리가 됐다. 지난 19일 마지막으로 찾은 것이 조여인이었다. 지난 24일에 다시 만나기로 하고 포천에 갔다가 23일 다시 돌아왔다. 23일밤 8시 광성양화점에서 나오는 조여인을 만나 서울대 상대 앞 버스 정류장까지 걸어서 갔다가 25일 상오7시30분에 만나기로 하고 헤어졌다. 사건 당일 약속 장소에서 조여인을 만나 같이 여관에 들었다.
작년9월 조여인과 약속했던 대로 시골로 도망갈 것을 권했으나 조여인은 선뜻 응하지 않고 오는 6월 남편 신씨와 정식 결혼식을 올리게 됐으며 내일 이사한다는 말에 충격을 받았다는 것이다.

<도피에서 자수까지>29일 서울 재잠입
25일 하오6시20분께 범행을 저지른 이는 여관을 몰래 빠져나와 버스편으로 형이 사는 경기도 포천군 신흥리로 향했다.
이틀간을 형집에서 지낸 이는 청량리에 도착, 무허가 하숙집에서 하룻밤을 지냈다.
29일 하오1시께 경부선 완행열차편으로 김천에서 내렸다. 걸어서 대구로 가다 하룻밤을 자고 대구시 신천동 사촌형수집에 들렸으나 형사들이 다녀갔다는 말에 놀라 달성군 송점동으로 달아났다. 집 뒷산에서 하룻밤을 새운 이는 지난 1일 상오 산을 내려와 가족을 만났으나 『자수하라』는 가족들의 말에 맏형과 함께 대구 경찰서에 자수한 것.
7남매의 막내동이로 자란 이는 달성군 공산면 서촌국민학교를 졸업, 대구영남중학교에 입학했으나 돈이 없어 고학을 결심, 16세때 상경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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