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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80년과 금전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4면

이화 대학교의 팔십년 역사는우리나라 개화의 역사의 한 측면일 것이고 김활란박사가 교육자로서 이화에 바친 오십년 봉사의 빛나는 업적은 이나라 개화의 의롭고 고단한 길잡이의등불이 되고있었음을 우리는 길이 기억에 남기며 예찬하여 마땅할 것이다. 칠십의 나이를 맞이하는 오늘까지의 의롭고 고단한 순교자 같은 순정과 의지의한결 같은 봉사생활은 후진들이여러므로 본 받을바 많을 것이다. 팔십년까지는 몰라도 오십및년전만 해도 지금 사람들로서는 짐작키 어려운 아득한 옛날이었다. 서양의 문물이 물밀듯닥쳐 들어 오고 개화의 풍조가이구석 저구석 일고 있었다고는했지만 오래 묵고 묵은 인습과전통속에 억눌린 이사회의 밑바닥은 수백년 혹은 천여년의 옛날 옛적 그대로 어둡고 무섭기만 했다고 할 것이다. 더구나 여자의 지위에 있어서랴!
처녀는 나이차가면 문밖구경을할수없었다. 혹시 밖에 나가야만 할일이 있다하더라도 「삿갓」 이란것을 써야했고, 젊은 아낙네들역시 그랬다. 장옷을 쓰고 눈만내놓고 다녀야 했다. 마치 「아랍」지방의 여인네들이 「베일」 을 쓰는것과 같았다. 그후 장옷 대신날이 흐리건 맑건 양산을 쓰는풍이 있었다. 이역시 길가에서 남자들에게 얼굴을 가리울수 있는도구가 되었던 것이다. 예수교예배당에 남녀가 같이 모인다곤했지만 중간에 간을 막기 마련이었다. 의사에게 맥을 보여도 잠막을치고 손목만을내밀어야했다.그러던때로부터 학교에다니며 「신학문」 공부하기 시작하여 졸업반에서 단한명의 절업생이었던 그분이 만여명의 여자대학생을 수용하는 대학교를 마련하기에 이르렀다는 것은 그분 개인의 역사가 곧 한국여성개화의 역사를말해주는 것이다.

<청소년훈육의 지름길>
전통사회로부터 근대사회로 발전하는 과정에 여러가지 혼란이따르는것은 어더서나 볼수있는 역사라고 할 것이다. 문제는 어떠한 개혁이나 개화를 도모한다고 하더라도 자기사회의 선조들이 오랜역사를 두고 창조하며 개선해온문화적 전통을 어떻게 소화, 발전시켜 나가느냐에 있을 것이다. 그러나 대개는 개혁이니 혁신이니하는 이름밑에 전통을 단순한옛것이라고 무시하고 심지어는 파괴해 버리는 경우도 많이 볼수있다. 이런것이야말로 무지의 소치가될것이다.배웠다고 아는것만을 안다곤하면서 배우지 못하고알지못하는 것까지 안다고 하는무지를 스스로 폭로하는 일이되는것이다.전통사회에서 근대사회로 넘어가는 과도기의 소용돌이속에서 가강 어려운 처지에놓이게된것이 우리나라의 여성의 지위가 아니었던가한다.
여성은 성격적으로 보수적이라고 한다.확실히 여성은 보수적인 점에 여성다운 조용한 생각을할수 있고 행동을 조심하는 아름다움과 그때문에 얻는 유리한점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지금자유·평등의 시대사조는 여성들로 하여금 모든 방면에 적극적인 진출을 보게 되었다. 여성에대한 이러한 공로가 어디서 온것이냐고 할 때, 그것은 전혀 교육의 새로운 사조와 제드의 발전에 있었던 것이고,또 교욱받는 여성들 자신들의 지혜로운 노력에 의한 것이라고 할것이다.이런 점에서 볼때 과거 80년 혹은 50년전에 신교육을 받은 여성들의 모범적인 봉사활동이 우리나라 여성교육사업과 여성계몽에 얼마나 크게 공헌했를 것인가를 치하치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김활란박사에 대한 오늘의치하는 실로 개화기의 가시밭길을 걸어온 신여성을 대표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그런데 오늘의 성교육의 문제는 여성에 국한한 문체가아니고 청소년의 지도 훈육에관한 전반적문제중의 한 까닭이라고 보아야할것이고 또 사회풍조가 경박하고 부터 퇴폐해가고 있는면과도 겨루어 보아야 할것이다.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고 오늘세계적인 문제로 교육자 종교가등등의 사회의 지도층인물들이 한가지로걱정하고있는문제인듯하다.

<현모양처교육 힘써야>
여기서 오늘의 사회를 건전한방향으로 이끌어 나가는 교욱방침의 중요한 내용의 하나로 여성교육은 현모양처(신모양처) 주의를 지켜나가야 한다고 하면 여성지도층의 여러분들은 어떻게 논란할까 하는 점이다. 모르거니와 대개는 케케 묵은 옛날 봉건사회 시대로 다시 돌아가 여성을 방구석에 가두어 두자는 말이냐고 할분도 있을줄 안다.
그러나 남자로 태어나서 가정을 이룩하고 우선 그가정에 충실한 가장이 되어야 하고 좋은아버지가 되어야하는것을 여성의편에서 꼭 주창치 않을수 없다면 모든 남성들은 역시 여성에대하여 우선 현모양처가되고 그러고 그 여력으로 혹온 그와동시에 사회 각방면에 더많은 활동을 해 달라고 청하지 않을수없을 것이다.
지금 우리사회는 과도기라고 하지만 우리의 문화적 전통에 대한 이해가 너무도 희박하다.자유라는 말이 자신의 마음자리를바로 찾기위한 무제한한 노력을뜻하지 않고 흔히 제멋대로 나가기라면 앞으로 곤란한 점이 더많아질것을 염려치 않을수 없을것이다. 이제 앞으로 오십년을 바라보는 여성문제를 말한다면 그는 여성교욱의 문제가 주된것일것이고 여성교육은 여성의 사회적지위는 가정의 현모양처라는 기본조건을 떠나서 생각키 어렵지않겠느냐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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