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날았다···달렸다··· 금빛 코리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1면

한국이 아오모리 겨울아시안게임에서 무더기로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6일 스키점프 K-90 단체전과 쇼트트랙에서 모두 3개의 금메달을 획득해 오후 5시 현재 금 5.은 4.동 8개의 메달을 수확했다. 오와니타운 다키노사와 스키점프장에서 열린 스키점프 K-90 단체전에서 한국팀은 아시아 최강 일본을 제치고 정상에 오르는 이변을 연출했다.


쇼트트랙 남자 1천5백m 결승전에서 안현수(中)가 중국의 리자준(左)을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뒤에서 따라오는 선수는 이승재. [아오모리=김성룡 기자]

미사와 빙상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여자 1천5백m에서 한국은 최은경.조해리.고기현(이상 세화여고)이 나란히 1~3위를 휩쓸어 시상대를 태극기로 채웠다. 남자 1천5백m에서도 안현수(신목고)가 중국의 에이스 리자준의 막판추격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펄펄 난' 스키점프

'등록선수 7명'은 한국 스키점프를 말할 때 빠지지 않는 메뉴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최흥철이 K-90 개인전 동메달을 따자 '대단한 성과'라고 평가한 것은 일본의 선수층이 1천여명이라는 사실을 감안한 것이다. 일본은 명실공히 아시아 최강이며 세계에서도 상위권에 든다. 개최국 이점도 있다.

그러나 한국팀은 단체전에서는 은근히 금메달까지 기대하고 있었다. 그 이유는 '단결력'이었다.

최흥철(23).최용직(22).김현기(21.이상 한체대).강칠구(19.설천고)는 모두 무주 설천중.고 선.후배 간이다. 막내 강칠구를 제외하곤 한체대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고, 강칠구 역시 3월에 한체대에 진학한다. 7~8년을 함께 생활해온 이들의 호흡이 맞지 않을 이유가 없다.

워낙 선수가 없다보니 이들은 상대를 경쟁자로 생각해본 적이 한번도 없다고 한다. 한국 스키점프를 살려야 한다는 사명감으로 똘똘 뭉쳐 있는 이들은 언제나 서로 돕고 협력해야 하는 '운명 공동체'로 생각해 왔다. 이들은 이번에도 4명 모두 1백점 이상 고른 점수를 얻어 개인별로 점수차가 큰 일본을 제칠 수 있었다.

한국은 1차 시기에서 강칠구(93.5m).최흥철(92m).김현기(90m)가 고르게 선전, 일본을 24.5점이나 앞섰고, 2차 시기에서 점수차를 더 벌리며 압승했다.

일본은 개인전 금메달리스트인 후나키 가즈요시와 히가시 아키라가 분전했으나 장모상을 당한 하라다 마사히코 대신 투입된 와타세 유타, 그리고 시바타 야스히로가 부진했다.

'총알 탄' 쇼트트랙

한국이 전통적인 메달밭 쇼트트랙에서 금 퍼레이드를 시작했다.

한국은 6일 벌어진 남녀 1천5백m에서 동반 금메달을 따냈다.

여자는 최은경(19).조해리(17).고기현(17) 등 세화여고 트리오가 금.은.동메달을 휩쓸었고, 남자는 안현수(18.신목고)가 중국의 베테랑 리자준의 막판 추격을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승재(21.강릉시청)는 1천5백m 동메달, 송석우(20.단국대)는 5백m에서 동메달을 추가했다.

여자 1천5백m 결승은 한국 선수 4명이 중국 선수 2명을 '인해전술'로 압도하는 양상이었다.

중국은 에이스 양양A가 예선에서 링크에 떨어진 이물질(쇳가루로 추정)에 스케이트 날이 걸리면서 미끄러져 탈락하는 불운을 겪었다. 한국 선수들은 초반부터 4명이 선두로 나서 두꺼운 벽을 형성, 중국 선수의 추격을 원천 봉쇄했다. 한국 선수 4명이 나란히 결승선을 밟는 순간 한국 응원단은 태극기의 물결로 뒤덮였다.

남자 1천5백m 결승도 작전의 승리였다. 한국은 4명이 중반 이후 선두로 나서 힘차게 레이스를 이끌었다. 1천m쯤에서 리자준이 속도를 내 선두권 진입을 시도했지만 실패했다. 여기서 힘이 떨어진 리자준은 막판까지 안현수를 추격했지만 끝내 선두를 탈환하지 못했다.

그러나 중국은 5백m에서 여자는 양양A, 남자는 리자준이 동반 금메달을 따냈다.

북한의 이향미는 여자 5백m에서 동메달을 따내 북한의 첫 메달 주인공이 됐다.

아오모리=정영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