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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내한하는 세계적 인류학자 『마거리트·미드』 여사 <이대교수· 사회학> 이효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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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이화여자대학교는 김호란 박사 이화근속 50주년을 기념하여 오는 29, 30일 이틀동안 동대학 대강당에서 『앞으로 50년과 여성의 역할』이라는 주체아래 국제학술 「세미나」를 갖는다. 「세미나」의 주제발표자는 3명의 세계적 여성지도자로 미국의 인류학자 「마거리트·미드」박사와 「캐나다」의 여판사 「마조리·보커」 여사 및 「프랑스」의 종교지도자 「마드젠·바로」박사다. 한편 김호란 박사는 「세미나」의 개회강연을 28일저녁 이대운동장에서 열리는 「근속50주년기념 만찬회」석상에서 갖는다. 국내인사들로된 10명의 토론참가자와 80명의 「업저버」가 초청된 이 「세미나」의 「스케줄」은 다음과 같다. <29일> ▲ 「미드」 박사 주제발표(상오10시30분· 대강당) ▲주제를 중심으로 참석자토론회 (하오2시∼4시· 중강당) <30일> ▲「보건 여사 주제발표 (상오9시30분· 대강당) ▲「바로」박사의 주제발표 (상오 10시30분· 대강당) ▲2개분과로 나누어 두주제를 중심으로 참석자토론회 (하오2시∼4시· 학관108·l09호).
이와같은 세계적 여류학자의 내한에 즈음하여 28일 서울에 오는 세계적인 학자이며 여성문제평론가인 동시에 우리들에게 친숙한 이름으로 알려진 「마거리트·미드」 여사의 사상과 업적을 소개하기로 한다.
「미드」 여사는 문화인류학자로서 미국에서뿐만이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고「루트·베네딕트」 여사와 함께 문학인류학의 개척자이며 그의 미개사회연구백료는 현대아동발련론 및 사회학의 발전에도 많은 영향을 끼쳤다.
그는 1901년생으로 1924년에 「컬럼비아」대학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24세때부터 미개사회의 현지조사를 시작하였다. 그가 처음으로 연구답사를 한곳은 「사모아」섬 지역으로서 「아라페쉬」 「문두구모」 및 「참불리」등의 원주민 부족들과 함께 살면서 그들의 행동과 생활양식을 직접 관찰하였다. 그는 계속하여 「뉴기니아」 「발리」 및 남태평양섬의 여러 원주민사회를 그렇게 연구하었다. 그결과 많은 문화인류학적자료를 발표하였다.
「사모아 섬에서 자라는 소녀」.「뉴기니아 어린이들의 성장과정」 그리고 「3개원시사회에서의, 남녀의 기질」등은 대표적 저서로서 그의 20여개 저서중에서 가장 널리 알려졌고 많이 읽혀진 것들이다.
그는 미개사회의 생활을 예리하게 파헤치면서 현상을 생생하게 기록하였으므로 독자들은 기이한 미개인들의 세계를 친숙하게 알 수 있다. 그러므로 그의 저서들은 학술적 호기심의 대상이 되었을뿐만아니라 일반독자들의 흥미를 충분히 들을 수 있었다.
그의 미개사회연구의 이론적 관심은 어린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 있어서 사회문화적 요인이 인격 형성에 어떻게 작용하는가를 규명하려는데 있었다. 개인의 인격은 선천적으로 타고난 소질에 의하여 미리 결경된 것이 아니다 그의 사회에서 제도화한 가치관 및 양육방법을통하여 후천적으로 형성된다는 것을 전제로 삼았다. 따라서 남녀기색의 차이도 이것이 생물학적 차이에 기반하기보다는 오히려 한 사회가 규정한 남녀별인격형에 의하여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주장하였다. 사회마다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남성다운 기질과 여성다운기질이 어 부모는 그들의 자녀를 의식· 무의식적으로 이에 맞추어 교육하며 대우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과정을 통하여 각 사회는 그들의 어린이들을 대부분 그 사회에 알맞은 전형적 인격형에 가깝게 형성해내며 이로써 국민성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생각한다. 「미드」의 이러한 관점은 식자들 사이에 이미 상식화한 것으로 하나도 새로울 것이 없다. 사회문화가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이 얼마나 중요하며 그 제약아래서 인격이 현성된다는 것은 모두가 너무나 잘 알고 용납하는 것이다. 이렇게 문화인류학적 지식이 보편화한데는 그의 영향력에 힘입은바 크다. 사실상 어떤 이들은 그의 업적의 비중을 이것으로 단정해 버리려고 한다. 즉 학문적으로 그의 연구는 국민성 또는 민족성에 관한 이론적 접근에 학자들의 관심을 자극한 정도이며 문화가 민족성 형성에 실질적으로 어떻게 작용하는가에 대하여 이론을 체계적으로 발전시키지 못하였다. 그는 정신분석학의 영향으로 사회문화적 현상을 통하여 한사회에 기본적이며 일반적인 인격형태를 파악하려는 접근방법을 시도하여 문화심리학파라는 새로운 분야를 개척한 것에 불과하다.
그의 공헌은 이것으로 높이 평가되어지고 있다. 그러나 그의 연구는 학문적으로 더 발전하지 못한채 오히려 청소년문제 및 여성문제에 관한 평론가로서 그의 문학인류학적 지식을 널리 이용하며 보급해왔다. 그는 직업적으로도 단기간 「바사」여자대학과 「컬럼비아」학교에서 교수로서 강의한 것을 제외하고는 미국자연역사박물관에서 오랫동안 인종학부문의 책임자로 종사해오면서 많은 강연과 저술활동을 통하여 그의 의견을 계속 발표해왔다.
그는 미국사회에 뿌리박힌 남녀기질에 관한 일반적 관념에 도전하였다. 미국사회가 정상근하며 기대하는 여성다운 기질은 남성촉월친에 기준하여 재내로 규정된 것이며 이 관념에 얽매여 여성들의 역할이 사회적으로 제한되었고 그들의 소질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하였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여자와 남자를 그들의 개인적 소질의 차이에서 보려하지 않고 여성과 남성에 대한 일반적 통념으로 관에 박은듯한 역할을 기대하기 때문이다.
여자들에 대한 이러한 차별적 대우는 사회변화와 함께 급속히 제거되어져야하며 사실상 많은 사회에서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피임법의 발전과 산아제한 실시에 의하여 여자들은 자녀를 낳아 길러야하는 그들의 오랜 생물학적 기능에서 해방을 받을 수 있으며 이 사실은 앞으로 여성생활에 더욱 큰 혁명적 변화을 가져올 것를 그는 내다보고있다. 그러나 이 가능성과 함께 여성해방에 대한 반동적 세력의 움직임이 정치적 또는 종교적 운동으로 대두하여 다시 여성을 전통적 가정생활에귀속시키려는 위험성이 있다고 경고한다. 그러므로 각 사회는 과학의 해택으로 인한 여성의 해방된 인적자원을 사회를 위하여 건설적으로 충분히 활용되어질 수 있도록 제도적인 뒷받침을 해야하는 것을 강조한다.
인류사회의 복잡한 문제는 여성의 창의적 기여를 필요로 하고 있으므로 어떠한 반조세력도 과학이 허락하는 혜간을 여성에게서 빼앗아 가지 못하도록 경계하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도록 당부하는 것이 그의 최근에 쓴 글들의 요지를 이루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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