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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동사건과 무기 관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18일밤 경북안동시소재 문화극장 문전에서 육군사병1명이 파장후 귀가하는 군중에게 수류탄 2개를던져, 5명을 즉사케하고 44명에 중경상을입힌 일대참사가 발생하였다. 수류탄을 던진 범인은 현장에서 곧 피체, 철야심문한결과 범행동기는 『애인을변심시킨사회에대한저주』라고진술한것으로 알려졌다.
범인은 입대전 문화극장근처에서 구두닦이를 했다고하며, 휴가차 안동에 들렀다가 친구와 함께 술을 마신후 애인이 변절한 것에 분격, 잘 놀고있는 다른 사람들에게라도 분풀이로 「복수」를 하려고 했던것으로 전해진다. 이러한 동기가 법치국가에서 용납될수없음은 더 말할것도 없다. 사회적모순에대한 시정은 동족의 살상을 수반한 폭거가 아니더라도 얼마든지 가능한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오히려 그의 정신상태를 의심할 따름이다.
그렇지만 특히 이번 행위는 군인으로서 적의살상을위한 군용수류탄을 사용하여 동포를살상했다는 점에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그렇지않아도 최근에 강제추행사건등으로 군의 기강해이가 큰 논란거리로 되고 있는터에 비록1개 사병의 철없는 행위라하더라도 의식적으로 동포국민에게 폭탄 세례를 입힌 폭거에 대해서는 누구나 의분을 금할 길이 없을 것이다. 특히 그의범행이 휴가중인데도 불구하고 군용수류탄을 소지할 수 있었다는 사실은 무기관리가 얼마나 소홀했던가를 드러낸것이며 그가 꼭 l백명을죽이고야말겠다고 호언장담하고 다녔다는 사실을 전해들은 국민으로서는 허술한 총기및 탄약관리가 바로 이번과같은 끔찍한 사건의 원인이 되고있다고느끼지않을수없는것이다.
물론 이러한 돌발사고 하나를 가지고 군전체의 기율문제를 지나치게 걱정하거나 혹은 이때문에 국군장병 전체에게 좌절감을 안겨주는 일이 있어서는 안될줄 안다. 그것은 건군이래 국민의 군대로서 자라온 국군, 월남전을 통해 혁혁한 성가를 쌓은 우리 국군의 명예와 사기에 영향을 미치게 함으로써 행여나 적들을 이롭게 하지나 않을까하는 비통한 마음이 앞서기 때문이다.
민간인의 사회에 있어서도 1천만명중 1만명꼴의 잠재적 범죄자가 섞여 있는 것을 상기할 때, 60만국군중의 몇몇 탈선분자의 행동을 가지고 전체를 율함으로써 얻는 것보다 잃는 것이 많을, 그런우를범하지말자는것이다.
그러므로 이번안동사건과관련하여 우리가특히당국의 주의를환기치않을수없는것은 비단 군뿐만아니라 각지에 산재돼있는 각종 총기및 폭발물등에 대한 관리를 헌저히하라는 것이다. 이번 사건에 있어 범인이 어떤 방법으로 수류탄을 입수 하였는지는 확실치 않으나 휴가병이 위험 천만한 수류탄을 어떻게소지할수있었는지국민은납득할수없다. 지난4·30국제전신국사건때의 수류탄도미제수류탄이었던만큼 간첩이 이를 입수한 경위가 궁금하였는데 안동사건에서 수류탄관리의 소흘이 백일하에 드러난 셈이다. 군의 무기관리가 이렇게까지 소흘하다고해서야 장차 향토예비군의 무기관리가 어떻게 완전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당국은 이번사건을 계기로 무엇보다도철저한 무기관리대책에 관하여 국민이 납득할만한 방안을 제시해주어야만할 것이다.
지난번 공보부의 여론조사에서도 승공의 가장 중요한방법은 정신무장이라고 했거니와 군의 철저한 정신교육이야말로 가장 긴급한 것이아닌가 생각된다. 정부는 군과 공무원의 기강확립에 울며 마속을벤 고사를상기, 추상과갈은 대책을 세워야할것이다. 이것만이 민이 군을 이해하고 신뢰하며, 60만대군스스로 용기와 긍지를 새로이할수있는 길이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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