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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 떼려다 혹 붙인 SKT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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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SK텔레콤(SKT) 주가가 지난달 23일 하한가를 기록한데 이어 6일에도 6%이상 급락했다. 회사의 모호한 경영방침 발표에 따라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주식을 팔았기 때문이다.

SKT 표문수 사장은 6일 투자설명회에서 "IMT-2000(차세대 이동통신)관련 투자예산은 고품질 통화를 확보하기 위한 최대치이며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축소 방침이 나올 것으로 기대했던 투자자들의 실망매물이 쏟아졌고, 주가는 전날보다 1만1천원(6.06%) 하락했다.

SKT 관계자들은 지난해 말에도 "2003년 투자계획과 관련, 전년도 수준이나 그보다 적은 금액이 될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밝혔다.

그러나 지난달 22일 SKT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전망치보다 66% 가량 늘어난 2조4천9백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하반기부터 시작할 IMT-2000 서비스 등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게 이유였다.

투자자들은 불과 한달 전 방침을 뒤집은 SKT주식을 팔기 시작했다. 결국 23일 SKT 주가는 33개월 만에 하한가를 기록했다.

다급해진 SKT는 24일 오전 1시 공정공시를 했다. "투자계획을 재검토해 주주들에게 다시 알리겠다"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6일 설명회에선 당초 투자계획의 큰 틀이 바뀌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SKT는 '투자계획 재검토(24일)'는 축소 의미가 아니었다고 하지만 시장에서는 축소로 받아들여 다음달엔 주가가 올랐었다"며 "투자자들은 수익성에 대한 확신이 없는 IMT-2000에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물론이고 일관성 없는 IR에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고 말했다.

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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