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고마운 운전사 미스터 안|청소년축구「싱가포르·팀」의 우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제10회「아시아」청소넌 축구대회에 참가한「싱가포르」대표선수들이 매일 같이「세브란스」병윈을 찾아 한 운전사의 병간호를 하고 있다.
단장이하 선수 21명의 뜨거운 쾌유 기도룰 받고 있는 주인공은 서울교통소속의 서울영17556호「버스」운전사 안해룡씨(29).
지난 11일새벽 급성췌장염으로 입원한 안씨는 국경을 넘은 병문안에 아픔도 잊은 채 기뻐 어쩔줄을 몰라하고 있다.
「싱가포르·팀」전용「버스」운전사였던 안씨가 이들과 처음 만난 것은 지난2일 하오.
이번 대회 참가「팀」 중 마지막으로 김포 공항에 도착한 이 들이 시내로 들어오면서 「미스터」안의 운전솜씨를 칭찬한데부터 였다.
안씨는 3년전 군복무때 익힌 약간의 영어로 몇마디 한국 소개를 했다.
이튿날부터 태릉「캠프」와 연습장, 경기장을 잇는 이들의「스케쥴」에는 반드시 안씨가 따랐다.
이번 일이 있기까지는 별로 축구에 취미가 없었던 안씨였지만 어쩌다 보니 연습중이라도 선수들이 만족스러웠을 때는 누구보다도 크게 기뻐했고 그들이 우울할 때는 같이 안타까와 했다.
첫 시합을 마친 다음부터 이들은 안씨에게 운전사로서의 역할 뿐 만 아니라 안내자, 감독자의 일까지 떠맡기는 등 독차지 인기.
경기장에서 부상한 선수들의 치료와 시합 전 후 피로 회복을 돌봐주고 맡겨진 일은 물론, 일과 후의 「쇼핑」까지도 안씨는 전속안내자를 쉬게 하며 친절히 해줘 선수들은「미스터안」만 찾는 열성.
모자라는 실력에 불운으로 시합마다 좋은 성적은 얻지 못하다 지난8일 월남과의 대전에서「싱가포르·팀」이 3대1로 이겼을 때 선수들은 맨 먼저 안씨에게 답례와 그를 얼싸안고 기뻐했다.
열홀 동안 이들의 뒷바라지를 해오던 안씨가 지난11일 새벽 급성 췌장염으로 갑자기 입원했을 때 선수들은 다른 운전사의 차를 타지 않겠다고 약간의 소동을 벌여 임원들을 당황하게 했을 정도.
그 날부터 단장,「코치」이하 21명의 선수들은「세브란스」 병원 228호실을 찾았다.
선수 이외에 출입이 금지 된 「캠프」식당에 안씨를 억지로 끌고 들어가 같이 식사를 하가 본부촉으로부터 주의를 받은「쿠·리·키」선수는 꽂다발과「주스」깡통을, 단장은5천6백50원의 위문금을 모아왔다. 적은돈이었지만 경비를 적게 가져와「쇼핑」도 제대로 못 한다는 소문이 난 이들로서는 큰 돈이었다.
귀국을 앞두고 이들은『친걸하고 고마운 운전사』의 빠른 회복을 보고 돌아가겠다며 오늘도 안씨 침대곁에서 낮은 목소리로 고국의 노래를 들려주고 기도도 올려주고 있다.

<사진>◇안씨는「싱가포르」선수들의 위문을 받으며 성의를 봐서라도 빨리 나야되겠다고 병실에서 말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