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점검! 결승 '핫 3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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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세계 대회인 LG배 세계 기왕전, 국내 대회인 기성전, 여성 대회인 여류국수전이 동시에 결승전을 벌이고 있다. 박빙의 대결이 치열하게 펼쳐지면서 우승자의 윤곽은 안개 속에 가려 있다. 진행 상황을 살펴본다.

*** 'LG배' 장쉬 1- 1 위빈

위빈의 분전…예상 밖 접전

한국 선수가 빠진 세계 대회 결승전은 97년 후지쓰배(고바야시 고이치 9단 대 왕리청 9단) 이후 8년 만이다.

지난달 28일 상하이(上海)에서 시작된 결승 5번기 첫판에서 중국의 위빈(兪斌) 9단은 일본의 5관왕이자 일인자인 장쉬(張) 9단을 백 불계로 꺾어 기염을 토했다.

30일의 2국에서도 흑을 쥔 위빈은 처음부터 크게 앞서나갔다. 전문가들은 대부분 장쉬가 우세할 것으로 내다봤으나 이 예상은 크게 빗나가고 있었다. 그러나 위빈은 낙관 무드 속에서 끝내기 추격을 허용, 한 집반 차로 역전패를 당했다. 이리하여 승부는 1 대 1. 한국이 빠진 탓인지 중국의 관심은 조용했다고 한다. 3국은 18일 서울에서 속개된다.

*** '기성전' 최철한 1- 2 박영훈

슬럼프 최철한 추격 이어질까

죽마고우인 송아지 삼총사끼리의 대결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기성전 도전기 역시 예상을 뒤엎고 박영훈이 2 대 0으로 앞서나갔다.

연초 국수전에서 이창호 9단을 3 대 0으로 완파하며 승승장구하던 최철한 9단이 응씨배 제패에 실패하면서 그 쓰라린 패배의 여파가 기성전까지 미친 것이다. 박영훈 9단이 세계대회 2관왕이 되면서 자신감이 붙고 실력도 향상됐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었다.

그러나 최철한은 지난달 25일의 3국에서 흑으로 불계승하면서 반전의 실마리를 잡았다.

스코어는 1 대 2.

여전히 최철한은 막판에 몰린 불리한 처지지만 승부는 알 수 없게 됐다. 4국은 5월에나 열린다.

*** '여류국수전' 조혜연 1- 0 윤영선

전 국수 vs 현 국수, 막판 웃을 자는…

지난해 여자 MVP 조혜연 5단은 남자 기사에게도 50% 이상의 승률을 보이는 무서운 실력자다. 최근엔 철녀 루이나이웨이(芮乃偉) 9단에게도 우세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윤영선 4단은 여류국수전에서 4연패 하는 등 한때 정상에 서 있었으나 루이나이웨이.조혜연.박지은 등 3강에 밀려 그동안 타이틀 전에선 2선에 물러나 있었다. 비록 이번엔 루이나이웨이 9단을 꺾고 결승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으나 예상은 조혜연의 절대 우세. 그러나 지난달 29일 치러진 결승 3번기 첫판에서 윤영선은 백을 들고 선전, 바둑을 미세하게 이끌었고 막판엔 승리를 눈앞에 두기도 했다. 그러나 끝내기 실수로 반집패. 여류국수 조혜연과 고토 회복을 노리는 윤영선의 결승 2국은 9일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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