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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음이 몰아온 초비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지난달30일밤서울국제전신전화국의 폭발물사고가있은후서울시가는 긴강감에 휩싸여 집총한 군·경의 삼엄한 경계망이펴졌다. 서울시내 요소요소에는 비상「피켓」이 쳐지고 왕래하는 차량과 사람에대한 검색이 강화되었으며 수도경비사및 서울시경관내 전경찰이 비상태세를 갖추었다.
「쨍」하고 날아든 폭발물의 폭음은 전화국청사를뒤흔들었다. 수부실 유리창은 산산이 깨어지고 정문과 정문수위실 창문마저 박살이났다. 파편과 유리조각으로 수라장이된 바닥에는 부상자들이 신음소리를 내면서 뒹굴고있었다. 접수실에서일하던 서기 이은휘씨등 5명은 폭음과함께 엎드려무사했다. 이씨는 『사고는 순간적이었다』고 부들부들떨며 말했다.
폭음에 이어 검은연기와 횟가루먼지가 현장과 접수실내부에 자욱했다. 요금수납에 앉아있었던 이씨는 엎드리면서 무의식적으로 비상「벨」을 눌렀고 경찰은2, 3분만에 출동했다. 이날 정문수위실을 지키고있던 수위이상복씨(40)등 2명과 수위실바로옆에 「카빈」총을메고있던 청원경찰관 한수부씨등은「꽝」하는소리를듣고 멍하니 서있을뿐이었다.
잠시후 정신을 차려 밖을 내다봤으나밖에는이상한사람이보이지않았다한다. 부상을입은 환자들은곧서울대학교 부속병원과 서울시립중부병원등 세곳에 분산가료를 받았다. 이날 폭발물이 날아든 창문은 철판문이 밖으로 달려있는곳이나 이날따라 닫히지않았었다. 수위박남원씨(42)는 『평상시에는 7시에 철문을 닫는다』고했다.
그러나 날씨가 따뜻해진 요즘은 7시가넘어도 열어놓으며 이날은 철문을 열어두었었다고 말했다. 곧출동한군경합동수사진은 파편을 수집하고 수류탄에있는 손잡이를 발견했는데 손잡이에는 UTEM-2044-5PFR244, TT1953이란 글자가씌어있었다.
사고가 일어난 이날밤과 1일 서울시내 길거리에는 집총을한 경찰관이 10여미터 간격으로 보초를 서있었고 검문·검색도 더욱철저했다.

<유탄발사기사용?|날아온수류탄방향 거의 수평>
30일밤 일어난 서울국제전신전화국폭파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폭발물이 날아든 위치와 벽에난흠집, 폭발장소등으로보아 범인이 유리창밖에서 수류탄을 던졌을가능성보다 건물맞은편 또는 중앙청∼세종로앞대로에서 총기나 유탄발사기등을사용, 범행한것이 아닌가보고 다각적인 수사를 벌이고있다.
폭발물은 조사한결과 204A1형미제수류탄으로밝혀졌지만 일부수사진은 폭발물이 날아든 유리창이 지상에서 4미터가량이나 높아 유리창으로 집어 던져넣기가 어렵고 유리창바로밑에서 던졌다해도 폭발물이 위쪽으로 솟아 올라갔다 바로 밑으로 띨어질수밖에 없는데 깨진 유리창과 맞은편벽이 7미터나되고 부딪쳐 생긴 깊이2·5센티, 직경5센티 가량의 흠집이 거의 수평선상에 있는점을 중시하고 있다.
또한 경찰은 벽에난 흠집이 아무리 강한 완력으로 던졌어도「콘크리트」벽에 그와같은 강한 충격을주고 흠집을 냈을 가능성은 적다고 보고있다.
또한 사건발생시각쯤은세종로 큰길에 통행인이 많았고 시미회관에서 구경하고 나오는 사람이 많았는데 도망치는 사람을 봤다는 전화국직원이나 행인이없어 차량을 이용한 범행이 아닌가도 따지고있다.
그런데 깨진유리창과 벽의흠집으로 미루어본 투척(투척) 또는 사각(사각)은 건물정면 맞은편으로 큰건물건너 현재 건축자재가 전시되고있는 전시장, 그바로 북쪽이 광화문전화국 그리고 전시장 서쪽이 문총회관, 공터를두고 남쪽에 시민회관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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