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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 마구 흔들면…‘셰이큰 베이비 증후군’을 아시나요?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사진 KBS 뉴스 방송화면 캡처]

생후 6개월 된 아기가 어린이집에 맡긴 지 2시간여 만에 호흡곤란을 일으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뇌사 상태에 빠진 사건의 전모가 차츰 드러나고 있다. 의학계에서는 전형적인 '셰이큰 베이비(Shaken Baby) 신드롬’으로 보고 있다. 셰이큰 베이비 신드롬은 무엇인가.

경남 마산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창원시 내서면에 사는 지모씨는 지난달 9일 오전 10시20분쯤 생후 6개월 된 아들 김모군을 아파트 1층에 있는 어린이집에 맡겼다.

2시간쯤 뒤 아파트 CCTV에는 김군을 집에 데려가던 어린이집 교사가 김군을 안고 엘리베이터에 탄 뒤 앞뒤로 마구 흔드는 장면이 찍혀 있었다.

병원에서 김군은 뇌사 상태에 빠졌다. 김군에게 외상은 없었지만 정밀진단을 받은 결과 뇌출혈과 왼쪽 두개골 골절, 망막 출혈 증상이 발견됐다.

의료진은 김군에게 ‘셰이큰 베이비 신드롬’ 진단을 내렸다. 셰이큰 베이비 증후군이란 약 2세 이하의 유아가 머리에 충격을 받거나 혹은 머리가 심하게 흔들렸을 경우 겪는 증후군이다. 국내에서는 ‘흔들린 아이 증후군’이라고 표현하기도 한다.

이 질병이 알려지게 된 것은 미국의 한 가정집에서 녹화한 테이프가 뉴스에 방송되고 나서다. 아기의 건강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느낀 부모가 베이비 시터 몰래 비디오를 설치했고 영상 안에는 베이비 시터가 일부러 아기를 마구 흔드는 충격적인 장면이 찍혀 있었다.

이 증후군은 뚜렷한 증상이나 예방법, 사망률 등을 정확히 설명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소아 질병에 비해 더 위험할 수 있다. 아기를 얼마나 흔들었을 때 발병하는지, 뇌에 얼마나 긴 시간 동안 자극을 줬을 때 발생하는 지 등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아주대병원 소아신경과 정다은 교수는 “셰이큰 베이비 신드롬을 겪는 원인은 유아의 골격이 성인에 비해 취약하고 그만큼 충격에 대해서도 성인에 비해 매우 취약하기 때문”이라며 “이 증후군은 뇌 손상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을 모두 배제한 상태에서 작든 크든 흔들림이 가해졌다면 모두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교수에 따르면 흔들림 증후군의 국내 발병률은 매우 낮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아동 학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아기를 키울 때 주의가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흔들림 증후군에 대한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셰이큰 베이비 증후군의 주요 증상은 뇌출혈, 간질, 운동마비 등 뇌손상에서 오는 모든 장애다. 충격을 받은 유아의 눈에 핏발이 서거나 호흡 곤란이 오기도 한다. 심한 경우 뇌사 상태에 빠지거나 사망하는 경우도 있다. 전문가들은 생후 2세 미만의 아이를 보살필 때는 더욱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안송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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