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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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무시험 중학입시」는 말만 들어도 달콤하다. 중노동이나 다름없는, 하루18시간의 공부에 시달리는 아이들은 얼마나 기뻐할까. 깡충깡충 뛰기도하고 뒹굴기도하며, 고함도 지르고…아이들은 어쩔줄 몰라 할 것이다. 『아이들에게 제일 즐거운것은 놀궁리를하는것이다.』 「그림」(동화가)은말한다. 꿀맛같은이야기다.
대한교련은 바로 그 「중학교구무시험전전형제도」를 당국에 건의했다. 중학교구를 신설하고 그구내에사는 중학지원자는 그 구내중학에 무시험으로 진학한다는 것이다. 마포구에사는 어린이는 마포구구의 어느 중학에, 가령 재동국민학교에 다니는 어린이는 이웃의경기중학에 입학하는 제도이다.
잠시, 착각에서 깨어날 필요가있다. 그것이 어쨌다는 말인가. 입시지옥은 그런 방법으로 입시천국이 될수 있겠는가. 그것은 학교차를 구역차로 변형시키는 또하나의 지옥경일 뿐이다. 이른바 일류 국민교와 이류 국민교가 학구제에 의해 해소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그것은 제2의 학구파동을 가져올 것이 뻔하다.
입시지옥의 원흉은 무엇인가. 무엇때문에 모든 사람은 일류유치원에서 시작해서 일류대학교로끝을 내려고 생각하는가. 만일에 일류유치원에서 시작한 학생이 일류고교를 끝내고 삼류대학교엘 들어가야 한다면 모든 학부형들은 일류유·국·중·고의 교문엔 얼씬도 안할것이다. 바로 그것이다. 우리나라 입시지옥의 수문장은 바로 대학이다.
누구나 일류대학엘 쉽게 들어갈수 있다면 일류의 문제는 유치원에서 부터 시작하지 않아도된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대학교육을 개혁하지 않는한 입시해소의 명안은 하나도 없다. 대학의교문을 대담하게 헐어 버릴 필요가있다.
세계의명문 「프랑스」의「소르본」이 입시에쉽고, 졸업에 어려운 것이 역시명안이다.
졸업은 인간형성의 의지와 과정없이는 불가능하게끔 대학은 엄격한 것이다.
입시천국에 이르는 열쇠는 「일류구역」에 있지 않고, 대학교육의 혁명에 있을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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