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외무성 '대북 온건파' 퇴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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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일본 외무성 내 대표적인 '대북 온건파'인 다나카 히토시(田中均.57.사진) 외무심의관이 은퇴할 전망이다. 북한 측과 막후 교섭해 2002년 9월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깜짝 방북과 북.일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던 인물이다. 심의관은 우리의 차관보에 해당한다.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신문 등 일본 언론들은 31일 "다나카 심의관이 이번 정기국회가 끝나는 6월 말 은퇴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동기생인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61)가 지난 1월 외무관료로는 최고 자리인 사무차관에 취임한 데 따른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이 지난해 말 보내온 피랍 일본인의 유골이 일본 측 감정 결과 '가짜'인 것으로 판정난 뒤 대북 강경파가 득세하면서 다나카는 사무차관으로 승진하지 못했다.

다나카가 북한과 협상해 온 대북 접촉창구는'미스터 X'로 불린다. 현재도'미스터 X'의 이름은 물론 소속조차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나카는 자신을 총애했던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관방장관에게도 "모르는 편이 좋다"며 비밀에 부쳤다는 후문이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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