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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 대비한 위험제거대책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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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앞으로 장마철의 도래와 더불어 각종 건설공사 및 축대붕괴·산사태·가옥침수등의 위험이 크게 닥쳐올 것이 예상된다. 올해에는 특히 서울을 비롯한 전국도처에서 성급하게 벌여놓은 각종 건설공사때문에 그 위험성이 더욱 농후하게 전망되는 터이다.
당국이 막대한 재원을 투입하여 건설했던 공사가 주도한 사전계획 및 대비책이 없었기 때문에 허사로 돌아간 전례가 비일비재였다. 진주남강「댐」의 방수로 일부가 폭우로 인하여 무너졌던 일이 있었고, 또한 전국 남원에서도 기완성했던 소류지의 둑이 터져나가 60여평의 농토가 유실되고 80여채의 가옥이 침수된 일이 발생했었다. 이와 같은 실정은 성급한 도시계획공사를 위하여 시내도처를 벌집처럼 마구 파헤쳐 놓은 채 우기를 맞이할 공산이 큰 서울시의 경우에도 그 예외가 될 수 없을 것이므로 미리 경계해야 할 일로 생각된다.
가령 여의도개발계획을 추진중인 서울시는 우기전에 둑공사를 마쳐야할 것임에도 장비부족과 예산난으로 허둥지둥하고 있다고 들린다. 장비는 하루에 최소한 3백80대가 필요한데 대하여 1백60대가 모자라며 예산액은 30억원의 거액이 소요되므로 지난 18일현재 총공사의 30%밖에 처리하지 못했다고 한다. 이러한 실정으로 그대로 우기에 들어선다면 그동안 힘들여 진척시켰던 기성공사 및 투자는 완전히 수포로 돌아갈 것이 명백하다. 그렇다면 그 손실은 과연 누가 부담하게 될 것인가.
건설공사의 붕괴뿐만 아니라, 도시생활의 최저한의 요체인 상하수도·위생시설·오물 처리시설·방역·소방대책등 장마철을 앞두고 당국이 각별히 행정력을 기울여야할 과제가 적지않다고 본다. 인구 4백만을 헤아리는 수도 서울시의 실정이 당국의 화려한 「수도권형성계획」등과는 관계없이 실로 어처구니없을 만큼 한심한 상태에 방치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거기에는 물론 재정상의 애로도 없지 않겠으나, 그 보다도 사전계획의 불비, 과욕적인 공부확대, 불실한 공무원의 집무태세 등으로 인하여 성과를 올리지 못하는 점이 많다고 솔직이 지적해야 할 것이다. 도시행정에 있어 낭비와 저능률을 막는 시급한 대책이 강구되어야할 것이다.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고 예년의 현상인 돌발적인 집중호우등이 일어나기 전에 전국의 건설공사를 재검토하고 수방은 물론 상하수도·오물처리·위생시설등에 대하여 충분한 대비책을 마련함으로써 그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어야한다. 매년 면치 못하는 수10억대의 피해액은 우리의 처지로 보아 너무나 큰 희생이며 그것은 결코 천재로만 돌려 체념할 성질의 것이 못된다.
당국은 재원의 무리한 염출로써 불요불급한 각종 건설공사를 확대할 것이 아니라 이미 착수된 공사를 제대로 완공하는데 더욱 주력해야할 것이며 또한 외식적인 도시행정보다 착실하게 필요 불가결한 각종 도시생활시설 및 위생대책에 전력해야할 줄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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