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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군무장·김의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며칠전 주먹만한 글자들이 수협중앙회의 해태 의혹사건을 보도하더니 갑자기 시들시들해진 감 없지않다. 하기야 액수로치면 우리가 구경하며 살아온 대사건들에비해 별것도아니고 또대사건치고 끝이 흐지부지 안해지는것도 별로보지못했다. 국회는 있대야 국회의원의 국회인것같고 국민은 하늘을 우러러 곡하고싶은 심정뿐이다. 작년에 기회가있어 해태의 고장 전남완도에 가본적이 있다. 김 한속을 만들기위한 고노의 과정은 그야말로 눈으로 볼수없는 그것이었다. 『눈보라 치는 삼동의 해수도 마다할수 없고 햇볕이 살을 쑤시는 삼복의 더위도피할수없는 생업이기에 1년내내 물속에 뛰어들어 뜨고 말리고 씻고 썰고 밟아겨우 몇십속의 김을 만들어 내는 영세어민들의 피와 땀과 눈물의 결정이다』 -이것은 모일간지 사설의 한 귀절이다. 애절한 노릇이다. 서울의 높은 양반 몇사람이 불쌍한 3O만어민의 등을 쳐먹은 돈이 어마어마하다는 혐의인데 보도에 의하면 시경은 갑자기 수사를 중단하고 사건을 서울지검에 불구속 송치했다한다. 구속·불구속이 문제가 아니고 벌을주고 안주고도 알바가 아니다.
문제가 여기에 있는것만도 아니고 국민의 걱정은 차원을 달리하고있다.
정부는 향방군무장을 서두르고 있다. 더우기「이스라엘」식을 본떠서 해볼 모양같다. 과연 농어민의 아들딸이 기꺼이 나설만큼 조국의풍토가 사랑스러운결까. 1·21사태와「푸」호사건직후 높은 양반들은 앞을 다투어 금을사고 심지어는 비행기표까지 사느라고 법석을 떨었다고 들었다. 온통 사회가 부조리와 불신으로 꽉차있다. 어느「이스라엘」하늘아래 대한민국 국회와 같은것이 있으며 그 어느거리에 부패의 악취가 이토톡 난단 말인가?
2백50만의「이스라엘」이 그 몇갑절되는 「아랍」공화국을 단숨에 격파한 그 현실이전에 그곳에는 기만도 착취도없는 영광된 조국을 불모의 땅위에 이룩해놓은 찬란한 역사가 있었다는것을 알아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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