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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밀수 한국상륙|춤추는 국제조직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적발된 국제금괴밀수사건은 어떻게 일어난것일까. 이사건을 수사하고있는 경찰은 사건의 배후에는 국제금괴밀수단의 음모가 개재돼있다고 보고있다. 한국에선 처음으로 표면화한 사건이지만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만해도 작년 한햇동안에 대소4천9백27건(3천3백39킬로)의 금밀수사건이 일어났다. 이로 미루어 볼때 일본보다 금시세가 더비싼 한국에서 적발이 안되었다뿐 이번사건 이전에도 이와같은 성질의 사건이 없었다고 말할수없고 앞으로 재발할 가능성도 없지않다.

<밀수신디케이트도>
작년11월말 일본 대장성(대장성)의 동경세관당국은 금괴밀수 백서를 처음으로 공표했었다. 그백서는 최근 2,3년사이 금괴「신디케이트」의 밀수조직이 본격적으로 국제화, 대형화해오고 있는 사실을 들고 「레바논」을 본거지로해서 「홍콩」지구본부를 거쳐 동경의 주재원을 통해 홀러드는 밀수「루트」를 폭로하고 있었다. 특히 그조직도에는 동경의 주재원과 접선하고있는 「브로커」중에 「한국인」도있다는 사실이 지적되었다. 이때 한국경찰은 처음으로 금괴밀수에 접하고 관심을 보였었다.
치안국외사과는 백서안에 나타난 「한국인」을 중시하고 곧 일본세관당국에 사실조회를 해보았다. 그러나 12월말에 도착한 회보에는 『아직 한국인이 밀수에 관련되었다는 직접 증거는 없다』는것 뿐이었고 국제금괴밀수는 아직 한국에까지는 침입하지않은것으로 한숨을내쉬었던 것이다.

<국제조직침투확실>
정세변동에 가장 민감한것이 금값이고보면 금괴밀수가 금값에따라 민감한것은 당연한 것일지 모른다.
이번에 적발된 금괴밀수사건은 바로 우리나라의 이러한 허를 찌르고든 범죄라고로 볼수있다.
경찰은 그들이 김포공항을 통해 운반해온 38킬로의 금괴를 적발한데 안도의 한숨을 쉬고있지만 아직 그조직의 배후나 앞으로의 밀수전망에 대해서는 적극적인 대책이 서있지않은 형편이다. 이번의 금괴밀수는 일본에서 연달아적발된 국제 금괴밀수사건과공통된점이 많다.특수 조끼에 1킬로짜리 금괴를감추어 들여온 수법도 일본의 그것과 같았다. 금괴에찍힌 「경복금」이란 「마크」 일본에서 파악하고있는 「홍콩」지구본부의 단골상품이며, 여행자나 외국인에게 운반비를 주고 금을반입하는 수법도 일치하고있다. 이번에 검거된 오위걸도「홍콩」의 하주에대해 자백하고 있으며 자기는 이익금의 10%를 받는다고했다. 이것도 국제밀수단이 운반원을 사용하는 수법과 다름없는것이었다.
이런 징조로 보아서도 「레바논」∼「홍콩」을 잇는 국제조직이 이번에 우리나라에 까지 손을 뻗쳐왔다는 추리는 가능한 것이다.

<수요못따르는 공급>
치안국경제계는 지난1월27일 금값이 1그램당9백7원으로 최고시세로 올랐을때 처음으로 금괴밀수의 가능성을 검토했었다. 첩보는 국내의 금밀매「루트」로부터 밀수입설이 나돌았다는것이었다.
치안국은 우리나라의 금값이 이렇게 불안정한 이유가 ①무장공비의 침입으로 가수요가 늘었고 ②도매상들이 매점하고있으며 ③금생산이 수요의 증가를 따르지 못할뿐 아니라 ④공공요금과세율인상도 그한가지라고 분석하고있다.
금생산량을 보면 62연도에 3천3백14킬로를 생산한뒤 매년 줄어들어 63년 2천8백2, 64년 2천3백57, 65년1천9백54, 66년1천8백90, 67년1천9백70킬로로서 수요는 매년2.5%씩 늘어나고있다.
따라서 금값도 60년도에비해 금년에 2.5배나 뛰어올라앞으로도 금괴밀수침입은 얼마든지예상되는 것이다.
이번사건을 계기로 당국은 한국 금시장의 헛점을 노린 국제밀수단의 음모를 똑똑히 안 이장 앞으로 감시의 눈을 밝혀 금밀수, 암거래를 막아 어떠한 음모도 발붙일틈이 없도록 해야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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