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삼성도 해외 퀴즈 마케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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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해외 진출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현지 중.고생들을 대상으로 '장학퀴즈 마케팅'을 펼치는 기업은 SK뿐만이 아니다.

삼성전자는 중국에서 1996년부터 고교생 퀴즈 프로그램인 '산싱즈리콰이처(三星智力快車)'를 후원하고 있으며 LG전자도 동남아.러시아 등 7개국에서 'LG 장학퀴즈'를 지원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장학퀴즈는 중국의 전국 방송인 CCTV-1 채널을 통해 매주 일요일 오전 10시10분부터 50분간 방영되는데, 사실상 중국의 첫 고교생 퀴즈 프로그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프로그램 이전에도 중.고생 대상 퀴즈 프로가 있었지만 구성.진행 방식이 토론 대결에 가까워 단답형을 중심으로 하는 퀴즈로는 즈리콰이처가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 프로에는 지난 1월 현재 전국 7백여개 학교 1천2백80명의 학생이 출연했으며 주장원 이상의 90%가 베이징대.칭화대 등 명문대학에 진학했다는 것.

이 관계자는 "지방 학교에서는 이 프로 출전을 학교의 명예로 받아들여 자체 선발시험과 특별과외를 할 정도"라며 "중국 교육계에서 관심이 높아 중국 정부는 88년 이 프로에 '금동장'표창을 수여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매년 입상자들을 한국으로 초청해 산업현장 및 문화를 체험토록 하고 있으며 입상자 가운데 대학 진학 후 성적이 우수한 학생들에 대해 2년간 한국 유학을 지원하고 있다.

LG전자는 97년 'Lucky-Goldstar'에서 'LG'로 브랜드를 바꾼 이후 해외에서 이를 알리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장학퀴즈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LG전자 해외홍보그룹 이한구 과장은 "처음에는 교육열은 높지만 빈부 격차 때문에 교육기회가 충분히 제공되지 않는 동남아 국가에서 LG의 공익적 이미지를 높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LG 장학퀴즈'는 99년 상반기 태국.베트남에서, 하반기에 필리핀.카자흐스탄,2000년 인도네시아.러시아, 2001년 우크라이나에서 방영이 시작됐다.

이 과장은 "시행 2년 후 브랜드 인지도 면에서 5~10배 정도의 상승효과를 가져 왔으며 거래선과의 상담.매출 등에도 효과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이 프로그램은 연(年)장원에게 3만2천달러(약 3천7백70만원)에 해당하는 장학금을 지급, 사회적으로도 큰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한다.

이영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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