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질환 사망률 1위는 폐렴, 50세 넘으면 접종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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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 오른쪽부터)박영숙(57)씨와 이말순(54)씨가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이원표 회장(맨 왼쪽) 및 김용범 부회장으로부터 폐렴구균 백신 접종의 중요성을 설명 듣고 있다. [김수정 기자]

그리스시대 평균수명은 18세, 로마시대는 30~40세에 불과했다. 의학이 발달하고 영양상태가 개선되면서 ‘100세 시대’는 더 이상 허황된 구호가 아니다. 하지만 마냥 반길 수만은 없다. 우리나라 50세 이상 중년층이 당뇨병·고혈압·호흡기질환 등 만성질환을 평균 2.5개씩은 달고 살기 때문이다. 2일 오후 3시, 서울 상암동 중앙일보 신사옥 3층 공연장은 중장년층 100여 명이 모여 인산인해를 이뤘다. ‘LOVE50 건강콘서트’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중앙일보와 대한개원내과의사회가 마련한 이날 행사에서는 50세 이상에게 꼭 필요한 알짜배기 건강관리법이 공개됐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이원표 회장은 “평균수명 100세 시대가 도래했지만 건강수명 100세는 50세부터 관리하기 나름”이라며 “99세까지 팔팔(88)하게 살고 2~3일만 앓다 죽는(4) 9988234의 건강한 50년을 설계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한개원내과의사회 이원표 회장 및 김용범 부회장이 콕 집은 ‘50세 이상 건강관리법’을 전한다.

대상포진은 1회만 접종해도 평생 예방

우리나라 사망원인 중 여성 6위, 남성 9위가 ‘폐렴’이다. 폐렴은 감염질환 중 사망률 1위다. 이뿐만 아니라 어떤 질병으로든 병원에 입원한 후 2차 감염률 1위도 폐렴이다. 김용범 대한개원내과의사회 부회장은 “폐렴으로 중환자실에 입원한 환자 대부분이 50세 이상”이라며 “폐렴구균 예방백신을 접종해 병원 항생제 내성 박테리아에도 대항할 수 있는 힘을 키워 놓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국내의 성인 예방접종에 대한 인식은 매우 낮은 편이다. 특히 폐렴구균 예방접종은 2012년 기준 15.4%로 영국(69%), 미국(63.2%), 호주(54.4%)에 비해 낮다. 폐렴구균 백신 중 건강상태가 좋지 않고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면 ‘단백접합백신’ 접종이 추천된다. 단백접합백신은 효과가 오래 가며 1회 접종으로 폐렴을 예방할 수 있다. 50세 이상이면 의사와 상담 후 접종하는 것이 권장된다.

이 밖에도 50대 이상 성인은 대상포진생바이러스 백신을 1회만 맞아도 평생 대상포진을 예방할 수 있다. 파상풍·디프테리아·백일해를 예방하는 Tdap은 10년마다 1회 접종하면 된다. 유행하는 균이 해마다 바뀌는 인플루엔자 백신은 매년 접종하는 것이 좋다. 김 부회장은 “50세가 되면 생활습관을 바꾸고(L: life style change) 1년에 한 번 정기검진을 받고(O: once a year medical check-up) 예방접종은 챙기고(V: veccination) 취미·여가생활로 즐겁게 살자(E: enjoy your life)는 LOVE50 캠페인을 실천하는 게 정답”이라고 말했다.

하루 8000보 걸으면 혈관 기름 사라져

질병은 모두 몇 개나 될까? 국제질병분류표에 따르면 1만2420개다. 제일 흔한 병은 잇몸질환(치주염)이고 가장 치명적인 병은 ‘광견병’이다. 지난 수천 년간 광견병에 걸려 증세가 나타난 사람 중 살아난 사람은 단 1명도 보고되지 않았다. 치사율은 100%.

그렇다면 가장 고통이 심하고 잔인한 병은 무엇일까? 치매우울증·당뇨병 등 각종 질환명이 객석에서 튀어나왔다. 하지만 정답은 ‘없다’다. 주관적인 질문이기 때문이다. 이원표 회장은 “개인적으론 특히 50대 이상에게 불시에 찾아오는 ‘심혈관질환’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뇌졸중이나 심장병이 심혈관질환이다. 뿌리는 모두 ‘혈관’이다. 우리나라는 1년에 24만 명이 숨지는데 암 6만 명, 심혈관 6만 명. 둘을 합치면 딱 절반이다. 길가는 사람 둘 중 한 명은 암 혹은 심혈관질환으로 숨진다는 얘기다.

심혈관질환은 유언을 남길 여지조차 주지 않은 채 반신불수·사지마비·뇌사상태 등을 일으킨다. 의식은 살아있는데 말이다.

50세가 되기 전부터 혈관을 관리해야 하는 이유다. 혈관을 흘러가는 피는 지름의 4제곱에 비례한다. 지름이 반으로 줄면 혈액 양은 기존 대비 16분의 1로 줄어든다. 혈관 안에 노란 찌꺼기가 끼면 안 되는 이유다. 조금이라도 끼면 4제곱으로 혈류량이 감소한다. 운동을 해야 좋은 콜레스테롤이 쭉 올라가고 나쁜 기름덩어리가 제거되기 시작한다. 하루 3끼 식사 열량을 태우고 혈관 기름을 제거하려면 8000보 걷는 것이 추천된다. 허벅지 근육을 키우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 회장은 “허벅지는 에너지를 저장해놨다가 피곤할 때 소모해주는 저장고 역할을 한다”며 하체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글=정심교 기자  
사진=김수정 기자

◆LOVE50 캠페인=100세 시대를 맞이해 50세 이상 성인을 대상으로 중앙일보와 대한개원내과의사회가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알리는 대국민 캠페인이다

[50세 이상 10대 건강 지침]

● 50세 이상 남성은 전립선, 여성은 유방 검사

● 우울증을 의심할 것

● BMI 25 이상, 50세 이상은 과체중 피할 것

● 폐렴구균·Tdap·인플루엔자·대상포진 백신 접종

● 아스피린·호르몬제 정기 복용

● 남자는 하루 술 2잔 이하, 여성은 하루 1잔 이하

● 금연하라

● 소금 섭취를 줄이고, DASH 식사법 지킬 것

● 매일 30분, 일주일에 적어도 2시간30분 운동

● 스트레스를 피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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