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은행 부실채권 석 달 새 2조 늘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국내 은행의 신용카드 채권 부실채권비율이 6년 반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STX건설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등으로 은행권 부실채권 잔액도 다시 20조원대를 넘어섰다.

 9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3월 말 국내은행의 부실채권 현황(잠정)’ 자료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은행권 부실채권 규모는 20조5000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2조원 늘었다. 2011년 3월 26조2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18조5000억원으로 감소했지만, 건설·조선·해운업종의 부실이 불거지며 규모가 다시 늘어난 것이다.

 쌍용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STX건설·썬스타 등의 법정관리 신청 등이 영향을 미쳤다. 부문별로는 기업 부실채권이 16조6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가계(3조6000억원), 신용카드(3000억원) 순이었다.

 이에 따라 국내 은행의 부실채권비율은 1.46%로 지난해 말(1.33%)보다 0.13% 상승했다. 특히 신용카드 채권(은행계 카드사만 해당)의 부실채권비율이 전년 말보다 0.19%포인트나 오른 1.67%를 기록했다. 이는 2006년 9월 말 이후 6년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신용카드 부실채권은 대부분 현금서비스·카드론으로 서민들의 살림살이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분기 하락한 주택담보대출의 부실채권 비율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다만 1분기 중 신규 발생한 부실은 전분기보다 7000억원 줄어든 5조6000억원이었다. 정리한 부실채권 규모는 전분기(9조6000억원)보다 크게 줄어든 3조7000억원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통상 연말에 부실채권에 대한 정리가 이뤄지다 보니 1분기에는 부실채권이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며 “아직 위험한 수준은 아니지만 잠재 위험을 대비한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금감원은 경기변동에 취약한 건설·조선·해운업 등 경기 민감 업종 등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은행권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높은 대출에 대해서는 추가 충당금을 쌓도록 할 계획이다.

손해용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