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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인터넷에선] 신조어 게시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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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내가 바로 악성(惡性) 리플을 쌔웠지."(내가 바로 악의적인 답변을 올렸지)

"자꾸 그러면 방법하겠소."(자꾸 그러면 응징하겠소)

"귀차니즘의 압박 때문에 못쌔우겠소."(귀찮아서 못하겠소)

지난해부터 인터넷게시판 곳곳에서 '쌔우다'(~를 하다)'방법하다'(공격.응징하다) 등 낯선 단어들이 나타나 네티즌들을 당황하게 하고 있다. 어떤 유래로 쓰이게 됐는지 짐작하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인터넷 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www.dcinside.com)는 최근 '아(황당한.초월한) 언어'의 뜻과 유래 등을 사전식으로 정리한 별도의 게시판을 신설했다. 이 사이트는 이런 황당한 언어의 주요 진원지이기도 하다.

"이 단어들이 인터넷을 통해 퍼지면서 '아이 뭐냐'는 등의 질문이 워낙 많아 별도의 게시판을 마련했다"고 디시인사이드측은 설명했다.

디시인사이드는 비회원제 디지털카메라 정보사이트로 하루 평균 26만여명이 방문하는 인기 사이트다. 각종 합성사진들이 올라오고, IT업계 종사자 등 인터넷 선구자들이 몰리면서 본래 사이트 개설 목적과는 달리 독특한 디지털 매니어 문화가 탄생했다. 지난해 2월 등장해 2002년 최고의 인터넷 유행어가 된 '아'이 대표적이다.

단어의 어원은 대개 게시판에 올라온 사진에서 유래된 것이다. '방법하다'는 "방석을 돌려주지 않으면 방법하겠다"고 적힌 괴(怪)경고문의 사진이 유행하면서 생겼다.

'압박'이라는 용어는 'press of Costa Rica'(코스타리카 언론)라는 글귀가 인쇄된 티셔츠를 입은 한 외국인의 사진에서 유래됐다. '코스타리카의 압박'으로 잘못 번역된 것이 인기를 모은 것이다.

구희령 기자 <idin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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