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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동서 핵전쟁|불 군사 평론가 피엘·갈르와 기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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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서간의 핵무기 경쟁은 나날이 가열돼 가기만 한다. 지난해에 매듭을 지을 것 같던 핵 확금 협상은 끝내 성공을 못 본 채 해를 넘겼고 미·소는 절대 무기의 개발을 지구 궤도의 차원까지 높였다. 다음 글은 이같은 핵 경쟁의 「내일」에 관한 프랑스의 저명한 핵 전략가이며 군사 평론인 「피에르·가로와」 장군의 특별 기고다.
미국과 소련의 여러 달에 걸친 끈덕진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소 양국의 핵 확산 방지 조약에 핵무기를 갖지 못한 국가들의 동태를 충분히 얻지 못하였다.
여러 나라는 결국 이 조약이 더 안전한 세계를 창설하려는 목적보다는 강대국 (미·소)의 정치·기술 및 군사적 특권을 강화하려는데 더 큰 목적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친미 「그룹」에 의하여 거의 전세계에 전개된 맹렬한 노력, 즉 공작은 결국 아무런 효과도 거두지 못할 것인가?
일반적으로 국제 문제를 동시대인은 잘 이해하지 못하며 그 결과를 알기 위해서는 한걸음 후퇴해야 하긴 하지만 어떤 문제들은 현재에도 너무나 명백하다. 예를 들면 미·소 양국의 핵 문제에 관한 태도인데 그들의 긍정적 태도는 점점 더 많은 세계의 정치 지도자들로부터 의구심을 사고 있는 것 같다.
미국무성 군비 및 군축 국장 「포스터」씨가 「포린·어페어즈」지에 다음과 같은 글을 쓴 것은 진실이다.
『우리는 여러모로 봐서 경제적으로도 유리한 핵력을 가질 수 있는 관계에 도달했다. 우리는 상당수의 국가가 소규모의 핵무장을 위한 「플라토늄」을 보유할 수 있기를 기대해야 한다.』
핵무장에 관한 이상 「포스터」씨의 말보다는 현실이 더 웅변적이다.
단독으로 탄도 유도탄을 보유하고 있을 때 미국은 『폭격기 시대는 지났다』고 공공연히 선언했으며 「샘」 2대공 방위 포대가 그들의 행동 반경을 넘는 폭격기를 92%까지 파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워싱턴」 당국은 독점을 위하여, 그리고 반대당은 정권을 잡기 위하여 국가의 안전을 희생할 각오를 하면서까지라도 영·불 양국이 폭격기 보유와 개발을 하는 것은 시대 착오적인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그런 선언이 있은지 5년 후에 미국 폭격기는 월맹에 설치된 소제 대공 유도탄인 「샘」2와 대결하게 됐다. 그런데 그 결과는 어떠할까?
월맹 출격 10만회에 그 유명한 「샘」2는 미 폭격기 1백대 밖에 추락시키지 못하였다. 만일 앞서한 미국의 선언이 사실이었다면 1백대가 아니라 9만2천대의 미 폭격기가 떨어졌어야 했다. 이상 2개 숫자에서 밝혀진 모순은 미국의 탄도 무기 및 핵무기 독점을 정상화하기 위한 선전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미국은 또한 영토 규모에 대한 선전도 많이 하였다. 널리 분산된 대도시를 가진 대국이 전략적으로 대단히 유리하다고 말하였다. 소련 역시 이 문제에 관한 한 미국과 이해 관계가 명확히 일치하기 때문에 같은 주장을 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사실은 이러한 주장은 환상적이며 오히려 핵무기의 발전으로 광대한 영토를 가진 대국의 전략적인 이점을 잃고 말았다. 이러한 경향은 방위면에서 뿐만 아니라 공격 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일단 탄도탄이 발사되어 몇분 후 그들의 국경을 넘어서게 되면 대도시들이 분산되어 있다고 하여 조금도 유리만 점이 없다. 작은 「스위스」가 유도탄 10개를 감당 못할 것은 사실이나 광대한 미국도 1백개의 핵 유도탄을 견디어 내지 못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공격면을 이야기한다면 오늘날 영토가 가장 넓은 미·소가 결정적인 무기비치를 위하여 우주 공간을 이용하고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미국이나 소련이 무기를 그들의 광대한 영토 내에만 조치하는 것으로 만족치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양대국은 수중에 (플라리스 및 이에 비등한 소련 수중 유도탄) 공중에 (폭격기) 더 나아가서는 우주 (무장 위성)에까지 그들의 무기를 적재하고 있다.
미·소 양국은 각기 자기 영토 내에서만 자국 방위를 하는데 그치지 않고 모든 국가의 공동 소유이며 모든 나라가 사용 권리가 있는 국제 공간을 이용하여 자국 방위를 하고 있다.
따라서 핵무기는 미·소·중공 같이 거대한 나라뿐만 아니라 영국·불란서·일본·스웨덴·이스라엘 같이 작은 나라들도 동등한 입장에 올려놓았다.
다음에 미·소 양국은 입을 모아 거대한 산업 수단과 풍부한 자원을 가진 양국만이 핵무기를 가져야한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
미·소 양국이 그들의 중공업 덕택으로 수백만의 군을 유지하고 무장시킬 수 있었던 것은 사실이며 재래식 무장시대에도 이 두나라가 틀림없이 군사력을 독점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에 와서는 「폴라리스」 유도탄을 적재할 5∼6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기 위하여 거대한 산업이나 많은 인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재정면으로 말한다하더라도 영·불 양국은 핵무장에 필요한 비용을 많이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윌슨」 영 수상은 의회에서 「폴라리스」 유도탄 유지비는 전국 방위 예산의 2% 밖에 안된다고 증언했으며 불의 경우 재래식 무장과 군대를 가졌던 56년의 국방 예산이 전체 예산의 40%나 되었는데 반하여 자국 원조 없이 자력으로 보유하는데 성공한 핵 무력을 가진 오늘날에는 20%밖에 되지 않는다.
세계는 점점 강대국들의 애타주의는 강대국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임을 알게 되었다. 그들이 소유하고 있는 핵무기는 그들 자신의 방위에만 사용하고 타국의 방위를 위해서는 강대국 자신을 위험 속에 빠뜨리지 않기 위해 재래식 무기만을 사용하려 한다는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런데 새로운 식민 전쟁 (?)에 휩쓸리고 있는 소국들은 그 분규가 강대국에는 제한적이며 국지적이고 2차적인 것으로 쓰일지 모르지만 직접 분규에 휩쓸리고 있는 국가에 결정적이며 가장 큰 문제인 것이다. 핵무장은 바로 이러한 안전을 위한 수단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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