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해결 힘쓴 이가라시 전 일 관방장관 별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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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군 위안부 문제 해결에 나름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는 이가라시 고조(五十嵐廣三·사진) 전 일본 관방장관이 7일 오전 폐렴으로 삿포로(札晃)의 한 병원에서 별세했다. 87세. 고인은 일본의 식민지배와 침략을 사죄한 무라야마(村山) 내각 시절(1994~96) 정부 대변인인 관방장관을 맡아 위안부 문제, 피폭자 지원법 제정을 위해 노력해 왔다. 한국과 일본의 입장 차이로 결국 성사되지 못했지만, 위안부 피해자 지원을 위한 ‘아시아 평화우호기금’ 설립에도 앞장서 왔다.

 홋카이도 아사히카시 출신인 이가라시 전 장관은 63년 사회당 후보로 고향에서 출마, 당시 일본 최연소 기초자치단체장에 당선됐다. 시장 재직 때 지금은 한국에서도 유명한 아사히야마 동물원을 개설했고, 72년 일본에서 처음으로 보행자전용도로를 만들어 화제가 됐다.

80년 일본 중의원 선거에서 당선된 이래 5선을 지냈다. 93년 호소카와 내각에서 건설 대신으로 입각했다. 지자체장 시절부터 관심이 있던 아이누족(홋카이도의 원주민) 문화진흥법을 마련하는가 하면, 사할린 잔류 한국인들의 귀국 지원에도 노력했다. 96년 정계 은퇴했다.

전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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