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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방호의 의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박정희 대통령은 오는 22일에 거행될 고「해럴드·홀트」호주 수상 추도식에 직접 참석하기 위해 최규하 외무장관, 이후락 청와대 비서실장 등 수행원을 대동, 20일 하오 서울을 떠난다.
이 예기치 않은 박 대통령의 호주방문은 청와대 신범식 대변인이 밝혔듯이『한·호 양국간의 특별한 우호관계 및 박 대통령과 고「홀트」수상의 개인적인 친분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표현되고있다.
이번 박 대통령의 수행원 중에 국방부 장관을 비롯한 군부지도자들이 포함되어 있지 않은 것으로 보아 언뜻 보기에는 단순한 문상으로 보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또 하나의 정치적 의의를 지니고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것으로는 19일 새로 수상에 취임한「매큐언」씨가 그의 취임연설에서 밝힌바와 같이「멜버른」회장에 참석하는 월남 참전국의 원수 또는 수상급 지도자들이 공동관심사에 관해 협의하게될 것이라고 말한 것이다.
때마침 분망한 연말임에도 불구하고 박 대통령이 친히「홀트」전 수상의 추도식에 참석하게 된 것은「아시아」·태평양사회의 친근한 벗이며. 더욱이 한국전쟁 및 월남전의 전우인 호주국민과 더불어 비극적인「홀트」수상 서거의 슬픔을 나누면서 양국의 우의를 더한층 깊게 하는데 의의가 있다.
지난 4월「홀트」수상의 방한을 계기로 한·호 양국의 우호관계가 더욱 증진되었고 박대통령은 내년 3월에 호주를 친선방문 할 계획까지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아 쉽게 수긍이 간다.
그러나 한편으로는「멜버른」회장에는 미국의「즌슨」대통령을 비롯하여「필리핀」의 「마르코스」대통령, 월남의「티우」대통령, 태국의「키티카초른」수상,「뉴질랜드」의「홀리오크」수상 등이 참석하게 되므로「마닐라」정상회담과 같은 공식회담은 갖추지 않더라도 백악관 당국이 밝히듯 이 개별적 접촉을 통한 약식 정상회담이 있을 것은 분명하다.
이 같은 관측은 19일 아침 청와대 당국이 박대통령의 호주방문을 발표하기직전「포터」주한 미 대사가 청와대를 다녀간 것이나『박 대통령의 추도식 참석이후의「스케줄」은 타국 원수들의 일정을 보아 결정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보아 짐작이 가는 것이다.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둔「존슨」대통령으로서는 월남전 해결의 고비를 재촉하기 위해 참전 제국의 병력 증파를 바라고 있는 것으로 봐서도 월남의 정치군사 제 문제에 관하여 최근의 진전을 토대로 광범한 협의가 필요한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사전에 조정된 의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공동성명을 발표할 것도 아니므로 광범위하고 일반적인 문제에 관한 단순한 의견교환에 그칠 것이지만 참전국 정상회담의 개최시기, 장소 등에 관한 기탄 없는 의견교환이 있을 것은 분명하다. <오전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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