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시건방춤 추고 축구화 던져준 정대세 … 골 세리머니 하다 퇴장당한 이승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34면

정대세

5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정규리그 10라운드 경기. 수원 삼성 공격수 정대세(29)는 유난히 조급해했다.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우선 최근 주춤한 모습을 보이며 중상위권으로 내려간 수원이 다시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갈 절호의 기회였기 때문이다. 이뿐만 아니라 어린이날을 맞아 경기장을 찾은 팬들에게 수원의 주포로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압박감도 작용했다. 정대세는 자신을 향하는 패스가 끊길 때마다, 상대 수비수와의 경합 과정에서 공을 빼앗길 때마다 발을 동동 구르며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상황은 정대세가 후반 35분 결승골을 넣은 직후부터 확 달라졌다. 표정과 행동에서 조급함이 사라지는 대신 몸이 바빠졌다. 어린이날을 맞아 팬들과의 교감을 위해 준비한 게 많았기 때문이다. 득점 직후 그는 홈 서포터스 앞으로 달려가 싸이의 신곡 ‘젠틀맨’의 시건방춤을 선보였다. 거만한 표정까지 똑같이 따라 해 팬들의 폭소를 이끌어냈다. 후반 막판 코너킥 찬스에서는 상대팀 골대 뒤를 가득 메운 수원 서포터스를 향해 팔을 휘저으며 응원을 독려했다. 순식간에 경기장 분위기가 뜨겁게 달아올랐다.

 수원의 1-0 승리를 알리는 휘슬이 울린 이후에도 ‘대세씨’의 쇼맨십은 이어졌다. 과거 수원에서 뛴 적이 있는 한국 축구의 두 레전드 이천수와 김남일이 수원 서포터스에게 인사하기 위해 걸어오자 즉석에서 김남일과 유니폼을 교환했다. 그러곤 관중석으로 터벅터벅 걸어가 자신의 축구화를 비롯한 축구 용품들을 하나하나 팬들에게 던져줬다. 정대세의 이러한 행동에 대해 ‘쇼맨십이 지나치다’고 비판하는 사람도 있다. 심지어 정대세의 측근 중에서도 “운동선수의 도를 넘는다. 이 정도면 연예인 수준”이라며 걱정하는 이도 있다.

  정대세가 쇼맨십을 이어가는 이유가 있다. 그게 ‘프로의 올바른 자세’라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경기 후 인터뷰에서 “한국에서 가장 많은 팬이 찾는 수원의 어린이날 경기에 2만6000여 명이 왔다. 아직도 관중석에 빈자리가 많다”면서 “프로 선수들은 더 많은 팬 앞에서 뛸 때 더 큰 보람을 느낀다. 그러기 위해 팬들과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뛰는 내가 적극적으로 어필해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전북 현대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FC 서울과의 라이벌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후반 8분 결승골을 넣은 이승기(25·전북)는 골을 넣자마자 퇴장당하는 해프닝을 겪었다. 그는 이미 경고를 받은 상태에서 골 세리머니 중 자신의 셔츠를 머리에 뒤집어 썼다. ‘상의 탈의는 경고 사유’라는 심판의 판단에 따라 이승기는 두 번째 옐로카드를 받고 퇴장당했다. 전북은 순위를 4위로 끌어올렸다. 서울은 10위에 랭크됐다. 포항 스틸러스는 성남 일화에 1-0으로 이겨 선두를 질주했 다.

수원=송지훈 기자

◆ K리그 클래식 전적(5일)

전북 1 - 0 서울 경남 0 - 1 전남
수원 1 - 0 인천 강원 1 - 1 대전
제주 3 - 1 울산 대구 0 - 1 부산
포항 1 - 0 성남 전남 2 - 2 부산
울산 0 - 1 성남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