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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호인 반대신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서울형사지법합의3부(재판장 김영준 부장판사)는 25일 상오 동백림을 거점으로 한 대남 적화공작단사건 6회 공판을 열고 정하룡(34·경희대조교수) 피고인 등 34명 중 6명에 대한 변호인단의 반대신문을 들었다. 다음 공판은 27일.
이날 공판에서 정하룡 피고인은『공소사실에 적시된 대로 북괴노동당에 가입한 사실과 난수표를 받는 등 지령을 받은 것은 사실이나 귀국 후에는 전혀 활동을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 피고인은 그들의 지령대로 활동을 하려했으면 경희대에 설치된「후진사회문제연구소」와「잘 살기 운동」의 전국조직망을 활용할 수 있는 좋은 환경이었으나 후진사회문제연구소 연구부장의 직책을 갖고도 나가지 않았다고 말하고『보복이 두려워 자수는 못했지만 이제 모든 것을 털어놓아 자수를 한 기분이』라고 말했다.
정 피고인의 처 이순자(37·국회도서관직원) 피고인은『남편이 저쪽(북괴) 사람들로부터 밀봉교육을 받고 난수표 공작금 등과 여러 가지 지령을 받은 사실을 아내로서 알고있었을 뿐 내가 직접 받은 것이 아니다』라고 말하고『여수·순천 반란 때 큰아버지와 큰오빠가 북괴에 의해 학살당했는데도 내가 자수를 못한 것은 저들의 보복이 너무 두려웠기 때문이며 특히 친정아버지(전 국회의원 이 모씨)가 아는 것이 무서웠기 때문이다』고 말하면서「마이크」를 잡고 흐느껴 울었다.
김승환(44·한일병원 피부과과장) 피고인은『이원찬으로부터 암호문과 교육을 받은 사실이 없다. 동독은 세 번 갔는데 누님소식을 들으려고 갔었다.
동독에 갔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겠다 고 서약을 한 것이지 충성을 하겠다고 선서를 한 것이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김중환 피고인의 부인 손영옥(44) 피고인은『남편이 동백림에 같이 가자고 말했으나 거절했다』 고 말하고 권택숙(43·대신초등학교교사) 피고인은『시동생이 서독 이야기를 하다가 납북된 형(남편)을 만났다 기에 무슨 농담을 그렇게 하느냐고 말했을 뿐이다』라고 진술했다.
정성배(34·불란서 자료수집소번역사) 피고인은『노봉유로부터 공산주의서적을 읽으라는 권유를 받은 사실도 없으며 교양을 받은 사실이 없다.
57년 북괴여자배구 단이 불란서에 왔을 때 귀순공작 단에 참가, 열렬한 활동을 했기 때문에 우리 나라 대사관에서 선물을 받았다. 북괴공작원이 박협이 위험하니 피하라고 했으나 양심상 부끄러울 것이 없어 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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