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불참에 쓴소리 … 곳곳에서 계파 갈등 불거져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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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1호 08면

4일 민주당 전당대회에선 범주류·비주류 간 갈등도 곳곳에서 드러났다.

민주당 전당대회 현장 스케치

주류·친노로 분류되는 김현·진성준 의원은 이날 ‘국정원 규탄 결의문’을 낭독했다. 진 의원은 “우리 당의 전통적인 방식으로 오른쪽 주먹을 불끈 쥐고 맨 마지막 네 글자만 세 번 반복하며 구호를 외쳐 달라”고 요청했다. 구호가 끝나자 의장을 맡은 이석현 의원은 “아주 정의감이 넘치시고 예의범절도 바르신 우리 김현·진성준 의원에게 박수 쳐 달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비주류로 분류된다.

그러자 전체 대회의 사회를 맡은 유은혜 의원은 다시 “매끄러운 진행에 예의범절까지 가르쳐 주신 이석현 의원님께 박수 부탁드린다”고 말을 받았다. 이 의원이 주류 측에 훈계조의 말을 하자 주류로 분류되는 유 의원이 반격한 것이다.

문성근 상임고문이 탈당을 선언한 데 대해서도 여러 말이 오갔다. 한 대의원은 문 고문에 대해 “입당하자마자 공천을 받고 대표 권한대행까지 지낸 사람인데 당을 탓하면서 탈당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다른 대의원은 “당명까지 ‘도로 민주당’이 되면서 민주통합당 창당 이전으로 돌아갔기 때문”이라고 그를 감쌌다.

문재인 의원이 전당대회에 불참한 것도 도마에 올랐다. 문 의원 측 관계자는 불참 이유에 대해 “국회·지역구 행사는 참여하지만 당내 행사에 참석하기엔 아직 부담이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조경태 최고위원은 “(문 의원이) 오늘 불참한 부분이 아쉽다. 대선 후보까지 지낸 분이 전당대회에 와 힘을 실어 주는 게 타당하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문성근 고문에 대해서도 “당이 어려울수록 당을 지키고 원칙을 지키는 것이 노무현 정신”이라고 꼬집었다.

후보들은 ‘안철수’를 자주 입에 올렸다. 이용섭 의원은 “새 정치는 안철수나 민주당 밖이 아니라 민주당 한복판에서 꽃피울 것”이라며 “안철수 신당은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호중 의원은 “왜 당 밖으로 문을 돌리나. 문재인·손학규·김두관·정세균·박원순·송영길·안희정 등 많은 지도자가 주도적으로 승리를 가져올 수 있도록 민주당의 들풀이 되겠다”고 말했다.

신경민 최고위원 당선자는 “(안 의원과의 연대는) 민주당 개혁의 성과·속도와 관련이 있다”며 “독과점체제라는 야당시장은 깨졌다. 자유경쟁의 매대 위에서 우리 실력을 보여 주고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양승조 최고위원도 “신뢰·실력 면에서 안철수를 능가하는 민주당을 세워야 한다는 점에서 최고위원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는 전대 결과에 대해 “안철수 의원이 예상보다 큰 표 차로 국회에 입성해 안 의원에게 더 우호적인 김한길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며 “강기정 후보 사퇴는 화학적 단일화 실패를 드러내 이용섭 후보에게 결과적으로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김 대표는 당장 선거가 없고 대선 패배 후 등장한 덕분에 권한이 강화돼 리더십 행사를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안 의원과 당장 가시적인 연대는 없겠지만 서로 필요로 하는 지점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투표율은 재적 대의원 1만4014명 중 8803명이 투표해 62.8%를 기록했다. 지난해 6·9 전당대회 대의원 투표율(68.6%)에 비하면 저조하다. 이해찬 상임고문, 박원순 서울시장외에 청와대 이정현 정무수석도 얼굴을 보였다. 후보들 부인도 총출동했다. 김한길 대표의 부인인 배우 최명길씨는 배우 황신혜·김성령씨와 나와 대의원들과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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