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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모자라자 도중 정회도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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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제안 설명은 듣지도 않아>
○…9개 세법안을 심의한 22일의 국회 본회의는 「신민당 등원을 기다릴 수 없을 정도로 긴급하고 중대한 안건」의 심의 태도가 지극히 불성실할 뿐 아니라 총무단과 의원들의 손발이 맞지 않아 의사 진행도 갈팡질팡.
이날 본회의는 성원이 안돼 총무단은 의원을 찾아들이기에 정신이 없고 겨우 성원이 됐으나 제안 설명마저 듣는 의원은 거의 없는가하면 김병순 김종세 의원 등은 세법 심의 도중 달콤한 오수에 빠지기도.
관세법 개정안 심의 도중 양순직 재경 위원장은 정부의 관세율 적용 수권 범위를 규정한 관세법 15조에 대한 정부 원안의 찬성 동의가 있자 자기 손으로 통과시킨 재경위 수정안을 제쳐 놓고 정부 원안에 찬성 발언을 하는가 하면 이 의장은 관세법 15조에 대한 재경위 수정안이 폐기된 뒤 정부 원안 표결에서 찬성 의원이 모자라자 표결 도중 정회를 선포하고 다시 표결에 붙이기 까지.

<「급한 일」에 밀려날 예산안>
○…여·야 전권 회담이 끝나 국회는 곧 정상화하게 되어 있으나 공화당 간부들은 벅찬 국회 운영 일정 문제로 밝지 않은 표정들. 신민당측은 내주초에나 등원하게 되어 있는데 등원 직후에는 선서, 교섭 단체 구성과 등록, 상위 재배정, 원내 총무단 선거, 부의장 선거, 전권 회담 의정서의 확인 결의 등 우선 처리해야할 일들이 밀려 예산안 심의가 요원해지기 때문.
예산안의 상위 예심은 공화당 단독으로 빨리 끝내는 것을 신민당측이 양해했다는 말이 있기는 하지만 전권 회담 의정서에 따라 특별 국정 감사를 안 할 수도 없고 해서 예산안 심의 일정에 대해서는 새로운 여·야 협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얘기들.

<당 이외는 다깨버리겠다>
○…한동안 당선자와 낙선자간의 이해 상극같던 신민당 안의 기상은 전권 협상이 타결되면서부티 그 전리품(?)을 에워싸고 당선자와 낙선자간의 이해가 엇갈려 미묘한 움직임들. 당선자들은 대부분 협상타격에 한숨 돌린 인상이면서도 조만간 있을 국회 부의장과 원내총무자리 등 원내 요직 인선을 둘러싸고 신경들을 쏟고 있는가하면 낙선자들은 「부정 지구 시정」에서 서로 자기 선거구의 구제 가능성을 살피느라 여념이 없는 듯.
한동안 강경노선을 내걸던 김옥선 (서천·보령구)씨 등이 요즘들어 잠잠한 반면 최영근씨(울산·울주구) 등은 『당만 깨지 않고 모든 것을 다깨버리겠다』고 기세가 등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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