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 1900 금값 온스당 1300달러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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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환율에만 마지노선이 있는 게 아니다. 다른 금융상품에도 있다. 코스피 시장에서는 올 들어 지수 1900이 마지노선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달 16일 오전에 잠깐 1900선을 밑돌았던 게 전부다. 종가 기준으로는 18일 1900.06이 올해 최저치다.

 KB자산운용 송성엽 주식운용본부장은 “개인들의 펀드 투자가 1900선을 방어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스피지수가 1900에 근접하면 바닥에 가까워졌다고 판단한 개인들이 주식형펀드를 산다. 그렇게 들어온 돈이 코스피지수를 떠받쳐 1900이 무너지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삼성자산운용 남동준 주식운용본부장은 “지난해 여간해선 1900선이 무너지지 않았던 것을 보고 생긴 학습효과”라고 말했다. 역시 일종의 심리적 요인(센티멘트)이 코스피지수 1900을 마지노선으로 만들었다는 얘기다.

 개인들은 지수가 1900대에 가까워지면 ‘레버리지 펀드’도 많이 매수한다. 레버리지 펀드란 코스피지수 등락률의 1.5~2배 수익·손실을 올려주는 상품이다. 1900 근처에서 레버리지 펀드를 산다는 것은 주가가 오를 확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 상승률의 1.5~2배 차익을 내려 한다는 의미다.

 실제 개인들이 레버리지를 많이 사면 지수가 오른다. 메커니즘은 이렇다. 레버리지 펀드에 들어온 돈은 일정 부분이 지수 선물 매수에 쓰인다. 이로 인해 선물가격이 오른다. 그러면 기관들의 ‘프로그램 차익 거래’라는 것이 자동 발동돼 주식 현물을 사게 되고, 이에 따라 주가지수가 상승하게 된다.

 국제 금값은 1트로이온스(31.1g)당 1300달러가 마지노선이라는 견해가 많다. 그 아래로 내려가면 금 업체가 이익을 남길 수 없어 생산을 줄이고, 이에 따라 금값이 다시 반등한다는 논리다. 실제 최근 금값이 1360달러까지 떨어지자 매수세가 몰려 이내 1400달러대로 반등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최근 미국에서는 금값이 하락하자 개인들이 “쌀 때 사두자”고 금을 사는 바람에 조폐국이 발행하는 10분의 1온스짜리 금화가 동나기도 했다. 한국투자증권 이다슬 연구원은 “과거 금 가격 변동 그래프를 세밀히 분석해도 1200~1300달러에 강력한 하락 방어 지지선이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고 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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