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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배당 수익률 5~7%, 실물투자펀드 실속 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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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8면

하이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2일과 3일 선박 펀드인 ‘하이골드오션 12호’를 판매한다. 배를 사서 해운사에 빌려주고 초기 투자비의 7%가량을 매년 대여료로 받아 투자자에게 돌려주는 ‘실물투자 배당펀드’다. 요즘 같은 저금리 시대에 귀가 솔깃할 수익률이다. 또 다른 실물투자 배당펀드인 인프라 펀드와 유전 펀드 역시 최근 비슷한 배당을 안겨주고 있다. 하나같이 상장돼 주식처럼 수시로 사고팔 수 있기도 하다. 이들 펀드에 대한 투자 요령을 알아본다.

 실물투자 배당펀드의 원조는 ‘맥쿼리 인프라 펀드’다. 2006년 3월 상장했다. 도로·항만 등에 투자하고 통행료·이용료를 받아 배당한다. 현재 서울~춘천고속도로, 인천대교, 서울지하철 9호선 등 12개 국내 인프라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 주당 480원을 배당했다. 지난해 말 종가(6840원) 대비 배당수익률이 7%에 이른다. 2010년 344원, 2011년 330원에 비해 지난해 배당이 크게 늘었다. 지난해 대구 순환도로 지분을 매각해 특별 이익이 생겼기 때문이다. 이를 제외하면 대체로 현 주가(6980원)를 기준으로 연 5~6%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펀드 운용사인 맥쿼리자산운용 측의 말이다.

 맥쿼리는 정부가 최소 수입을 보장하는 인프라에 투자한다. 배당액이 크게 줄어들 염려가 없다는 소리다. 다만 주가가 많이 오르면 투자 대비 배당수익률은 떨어질 수 있다. 맥쿼리 인프라 의 주가는 올 들어 6620~6980원을 오가는 안정적 흐름을 보이고 있다.

 2, 3일에 판매하는 선박 펀드 ‘하이골드오션 12호’는 1, 2, 3, 8호에 이은 다섯 번째 공모 선박 펀드다. 액면가 5000원짜리를 주당 5087원에 총 664억원어치 공모한다. 향후 7년간 매년 주당 350원 수익을 보장받고 있다. 판매가 대비 6.9%다. 현대상선이 배를 빌려서는 매년 용선료로 이만큼을 주기로 했다.

 ‘하이골드오션 12호’ 같은 선박 펀드는 용선료 말고 중고 선박 값에 의해서도 투자 수익이 좌우된다. 대여 기간이 끝난 뒤에는 배를 처분해 그 대금을 투자자에게 돌려주기 때문이다. 만일 중고 배 값이 0원이 된다면 청산 뒤 투자자에게 돌아가는 몫은 없다. 반대로 선박 값이 오르면 배당을 제외하고도 초기 투자금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예컨대 1000억원을 주고 만든 배의 3년 뒤 가격이 1200억원으로 뛰는 경우다. 선박의 세계에선 실제 이런 일이 일어난다. 바닥에 가라앉았던 글로벌 경기가 갑자기 살아나 해운 물동량이 급증하면 그렇게 된다. 신규 선박을 발주해 1, 2년을 기다릴 수 없는 해운사들이 중고 선박을 사려 들고, 이에 따라 배 값은 천정부지로 뛴다. 하이투자증권 양경석 선박금융3팀장은 “선박 값이 갑자기 뛸 때에 대비해 선박 펀드는 대여 기간 도중이라도 아무 때나 배를 처분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선박 시세차익(또는 차손)을 낼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선박 펀드 주가는 국제 선박 가격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 지난해 9월 488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하이골드오션 8호’는 선박 시세가 바닥을 쳤던 지난달 16일 4700원으로 떨어졌다가 30일에는 4800원으로 약간 회복됐다.

 선박펀드는 분리 과세 대상이다. 액면가 기준 총액 1억원까지의 주식에서 발생한 배당액에 대해서는 5.5%, 그 이상은 15.4% 세금을 내야 한다.

 유전펀드는 해외 유전 지분을 사들여 기름을 팔아 생긴 수익을 거둬들인다. 지난해 나온 앵커 유전펀드와 올해 출시된 패러랠 유전펀드가 있다. 둘 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상품이다.

앵커 유전펀드는 최근 1년간 243원을 배당했다. 현 주가(4115원)로 따졌을 때 연 5.9%에 해당한다.

 상장된 유전펀드 주가는 시간이 흐를수록 떨어지는 게 보통이다. 원유를 캐낼수록 남은 매장량이 줄어 잔존 가치가 감소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가가 오르면 단기적으로는 주가도 같이 뛸 수 있다. 2014년까지는 분리 과세 대상이다. 6만 주(3억원) 이하에서 발생하는 배당 소득에는 5.5%, 초과분은 15.5%가 세금이다. 2015년부터는 종합 과세한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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