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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의 민주적 발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지난 18, 19일 양일간 대구에서 열렸던 전국종합교육연구대회는 성공리에 폐막됐다. 교육주간행사의 하나인 이 대회에서는 각급학교 교사들의 현장연구의 결실인 14개분과, 1백35건의 연구결과가 보고됐다고 하는데, 이중에는 특히 교육행정 및 교직생활의 실태에 관하여 우리의 주목을 끌만한 여러 문젯점들이 지적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우선 교육행정면에서 우리나라 교육의 정상적인 발전을 저해하는 주요소는 다름아닌 관권의 지나친 교육지배현상이라고 지적되었다. 지방교육 및 각급학교교육의 자율성·특수성이 무시된대 획일성이 강요되고, 관직의 비대가 문교행정 본연의 자세인 장학면에서는 거의 그기능을 발휘치못하고 있는 반면, 자질구레한 잡무의 누적, 문교행정관리 및 관리직 교직자들의 부패를 필연적으로 조장하고있다는 지적등은 뼈아픈 반성을 촉구하는 것이라 하겠다.
교직자의 지위 및 그생활실태의 분석에 있어서도 주목할만한 지적이 많다. 우리나라 교직자들은 너무 많은 잡무에 시달려 정작 주력해야할 교과의 연구활동에는 시간과 의욕이 거의 없다는 것이 이들의 지적이다. 뿐만아니라 현직교사에게 불가결한 장학사의 도움이란 거의 받아본일이 없다는것도 아울러 지적됐다. 우리나라 문교행정의 치부가 드러난 느낌이다. 우리의 현행 문교행정기구중 편수 및 장학부서의 통합·강화와 이 두기능을 중심으로한 문교행정체계 전반의 쇄신이 당면과제로 제시된 셈이라 하겠다.
이 대회는 또한 교직자의 근무평정 및 교원양성제도면에도 근본적인 개혁의 필요성이 있음을 지적했다. 교사들의 근무평정이 과학적으로 운영되지않고, 평정자의 기분이나 자의에의해 작성됨으로써 전체교원의 91%가 불안과 불만을 느끼고 있을뿐 아니라 이러한 평정결과가 본인에게 비공개리에 처리됨으로써 교원사이의 불신·불화·파벌의식을 조장하고 있다는 지적은 놀라운 일이다.
그밖에 해마다 급증경향에 있는 여교사들이 그생리적·신체적 조건 때문에 근무성적 및 능률면에 많은 「핸디캡」이 노정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아무런 대책이 없음을 이 대회는 보고했다. 특히 도시 국민학교 교사의 50%가 여교사에 의해서 채워지고 있는 실정을 고려할 때, 이것은 중대한 문제가 아닐수 없다. 교원양성정책 자체에 깊은 배려가 아쉽다 하겠다.
이번 대회를 통하여 교직자들은 또한 (1)교원지위에 관한 「유네스코/ILO」의 권고를 문교정책에 반영할 것 (2)현직교원의 연수를 위하여 무상으로 계절제·야간제·통신제등의 대학강좌를 설치, 운영할 것 (3)교재연구비의 인상 (4)우수한 연구자에 대한 우대책 강구등 몇가지 결의문도 아울러 채택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는 이들의 지적이나 결의문등이 무엇보다도 그들의 생생한 현장체험을 통해서 이루어진 결론임을 중시하고 그들의 건의가 지체없이 정당한 평가를 받을 수 있어야만 할것임을 강조코자 한다. 교육의 민주적 발전이란 필경, 이러한 창의와 개혁을 위한 자율적 노력이 어김없이 결실을 거둘 수 있을때라야만 비로서 기대할 수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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