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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협상|『10월말결론』을 목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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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여·야협상의 막바지에 와있다. 공화·신국민당은 지난주부터 공식회담을 열기위한 비공식절충을 하고있고 이것은 늦어도 10월말까지 결말을 내린다고 한다. 그리고 이 협상은 어쨌든 일단은 최종적인 시도라고 말해지고 있다.
지금 행해지고 있다는 여·야접촉은 박정희 대통령과 유진오 당수의 회담을 비롯한 여·야 공식회담을 갖기위한 절충이라는 것 외에는 그내용이 비밀에 싸여있다. 접촉에나선 인물도 신민당측에서는 유진오 당수와 친분이 두터운 당외의 H씨, 당내의 K씨와 J씨가 나서고있다는 두갈래 얘기가 있고 공화당쪽에서도 당내의 K씨라는 설도있고 박 대통령 주변 인사라는 말도 있다.
이 공식접촉에서 제기되고있는 가장 곤란한 문제는 6·8총선거에 대한 평가는 것이다.
신민당쪽에서는 선거부정을 시인하고 사과하는 성실성을 국민앞에 보여주어야만 공식회담을 가질수있다고 말하고있고 고화당은 부정의 시인을 받아들이지않고 있다는 얘기다. 말하자면 비공식 접촉자체도 그대로 제자리걸음하고 있는셈이다. 공화당은 대화를 통한 시국의 정상화를 내세워 왔지만 이미 단독으로 일처리에 나섰다. 「10·5구」가 만들어지긴 했지만 정치적으로는 공화당만의 비정상국회가 16일부터 새해 예산심의에 들어가는등 입법부의 기능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새해예산을 확정시키는 일정표는 야당과의 대화에 관계없이 밀고 간다는 방침을 굳히고 있다. 그러니까 굳이 야당이 국회에 들어오지않아도 할 일을 다할수 있는 준비도 뱃심도 이미 뚜렷이 한셈이다.
신민당은 당선자의 국회의원 등록 거부를 무기로 6·8총선거 무효화 투쟁을 펴왔다. 그러나 국회가 기능을 발휘하면서부터 「등록거부」는 여당에 대응하는 무기로서의 위력을 손상당했다. 그렇다고 또달리 공화당만의 강행군을 막아서는 방책도 없다.
여당이 굴복할때까지 당선자가 등록거부로 버티어 나갈 것을 요구하는 압력이 누그러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최근 당지도부에대한 당선자의 불만이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장기적인 투쟁계획을 세우는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대화의 길을 찾아 활동하는것도 아닌데 시세만을 관망하고 있다는 것이 불만의 근거다.
유진오 당수를 비롯한 지도부는 이 두 개의 상반되는 압력속에서 어느쪽에도 결정적인 불만을 사지않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으려는게 고민이었다.
최근 유 당수 주관아래 행해지고있는 대여접촉은 당선자들의 의견을 따르려는 움직임의 하나다.
따라서 부정시인이라는 요구는 재선거를 유도하려는것이기보다 신민당이 협상 「테이블」에 나설 수 있는 명분으로서의 의미를 갖고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말하자면 신민당이 추구하고있는 것은 공식회담에 참석할 수 있는 명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부정의 시인문제가 쉽게해결되지 않고 있다. 공화당에서 볼 때 전면부정을 시인하면 부정에 대한처리, 말하자면 정부·여당쪽의 인책이나 부정지구의 재선거문제에서 수세에 몰릴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신민당도 일단 협상「테이블」애 나서면 이러한 문제에 어느정도 얻는것이없고는 협상을 성립시킬 수도 없다.
결국 여·야 사이를 가로막고있는 장벽은 6·8총선직후와 마찬가지로 남아있다. 다만 공화당은 국회의 정상 운영에 들어가기는 했지만 비정상의 딱지가 붙어있다. 신민당도 당선자의 등록거부 이외에 달리싸워나갈 길을 갖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고 4년동안 여·야의 평행선이 지속 되리라고는 아무도 믿지않고 있다. 말하자면 막다른 벽에 왔기 때문에 출구를 뚫어야하겠다는 여·야의 필요가 긴박해졌다는 것 뿐이다. 유 신민당수는 박 대통령이 어떤 형태로든 6·8총선거에 대한 성실한 평가를 내려줄 것을 재차 촉구했다고도 들리고 여당 주변에서도 여당의 요구에 접근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있다는 얘기도 있다. 현단계에서 뚜렷한 것은 내주중에 공식회담을 여는 합의가 성립되든지 아니면 다시 원점에 돌아가 공화당은 국회운영을 본격화하고 신민당은 새국면의 투쟁으로 갈라서는 둘중에 어느한 사태가 오게되리라는 것 뿐이다.<이영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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