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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본토를 지킬 ABM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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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맥나라마」미 국방장관이 이번에 발표한 ABM망 설치계획을 보면 ①70연대 초에 실전화 할 수 있는 중공의 핵 공격력을 미리 대비하고 ②소련과 새로운 핵군비 경쟁을 할 생각은 추호도 없으며 ③중공의 핵 위협에서 「아시아」인접 자유진영국가들의 안전을 보장할 수 있다고 강조하고 있는 점이 주목된다. 「맥」장관은 이 발표에서 ABM망 설치결정은 『어디까지나 중공을 향한 방위체제이지 대 소련 것은 아니며 따라서 소련과의 핵확산금지조약은 계속 추진한다』고 말해 소련 측의 오해가 없도록 호소하고 있다.
그러나 소련이 미국의 제안을 군사적으로 받아들인 것인지는 「러스크·그로미코」회담의 결과를 보아야 알 것이다. 또한 미국의 이번 조치가 중공의 정치성을 띤 핵 위협을 어느 정도 중화시킬 수 있는지의 여부도 아직은 미지수.
15∼20개의 기지를 연내에 착공(미 국방성 9월 19일 발표)할 것으로 알려진 미국의 ABM은 적의 ICBM(대륙간탄도탄)이 자국의 목표물을 공격하기 전에 공중에서 포착, 파괴하는 방어용 무기이다. 미국은 56년부터 연간 수억 달러씩 들여 ABM을 개발, 63연도에 하나의 체제를 이룩했던 것.
미국의 기본 방위 망은 63년 체제를 개량한 것으로 「나이키 X」라고 불리는 정교한 「레이더」망과 2종의 요격용 미사일로 구성되며 그 시설에는 약 5∼6년이 걸릴 것이라 한다. 하나는 3천 미터 이하의 저공에서 ICBM을 요격하는 「스프린트」(사정거리 32∼40킬로)이고 다른 하나는 고도 수백 킬로의 대기권 밖에서 요격하는 「스팔탄」(사정거리 6백40킬로)으로 전자는 거의 개발을 끝냈으나 후자는 청사진의 범위에 머물러 있다. 미국이 작년 11월경 소련의 ABM망배치를 확인하고서도 지금까지 ABM망설치를 꺼려온 것은 막대한 비용도 비용이지마는 절대우위의 공격용 핵무기에 의한 견제력에 충분한 자신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인 것 같다. 미 의회합동원자력 위가 앞서 ABM계획을 두고 「맥」장관을 따졌을 때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미국의 핵 공격력은 소련의 ABM망을 뚫기에 충분하며 절대적인 공격력은 여전히 우세한 견제력을 지닌다. ABM망설치는 막대한 비용이 드는 대신 그 효과는 매우 적다. 중공의 핵 위협에 대한 ABM망설치는 고려하겠으나 시기상조다』-.
그러나 소련은 공격용 ICBM을 급속히 증강시켜 3 대 1이던 미국과의 비율을 2 대 1로 좁혔고 (영 전략연구보고) 더욱이 수폭탄두 10수 개를 동시에 발사, 여러 개의 목표물을 명중시키는 「복수탄두미사일」을 개발시켰다는 정보에 의해 미 정부로 하여금 단안을 내리게 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성의 계산에 의하면 대 중공용 ABM을 설치 않는 경우 사자 수는 1천만 명, 배치하면 1백만 명 이하로 감소시킬 수 있다는 것. 비용 면에서 보면 15∼20기 정도는 50억 달러, 25기는 1백억 달러, 소련에 대항하려면 4백억 달러가 소요된다. 이 같은 전후사정이 68년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공화당 측이 내놓으리라는 ABM 쟁점과 얽히고 설켜 「존슨」정부에 무거운 압력을 가하게된 것이다. 핵 보유 강대국간에 새로운 군비경쟁을 불러일으킬지도 모를 미국의 ABM설치결정이 핵 군비의 역사에 또 하나의 전기를 가져왔음은 물론이다.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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