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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래동서 「택시」 살인강도|범인은 탈영한 김병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추석특별경비로 삼엄한 16일 하오 8시10분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5가22 화승주물공장 앞 막다른골목에서 서울영10850호 「코로나.택시」 운전사 고갑식(35.안양읍 안양리672)씨가「카빈」총으로 피살되었다. 사건 발생 10시간만인 17일 상오 6시10분 범인 김병관(19.영등포구 고척동 산40)일병이 경기도 시흥군 안양읍 석수동 육군 탄약고 주변서 경비중인 김종곤(23) 상병에게 잡혀 육군 방첩부대에 넘겨졌다. 방첩대는 「카빈」실탄81발, 대검1개, 「카빈」총1정, 피묻은 10원지폐 20장과 피가 묻은 범인의 인사기록 「카드」를 압수했다.
범인 김은 지난 14일 육군 2사단 통신중대 본중대서 32연대로 전속명령을 받고 무기를 훔쳐 탈영, 이틀동안 친척집을 전전하다가 지난 16일 하오 7시쯤 시내「버스」를 타고 집에 가다 제2한강교에서 「버스」가 고장, 「코로나.택시」를 바꿔 탔다. 운전사 고씨가 영등포동2가 앞길에서 뒷좌석에탄 김의 가방 속에서 「철거덕」하는 소리를 듣고 수상히 여겨 『무엇이냐』고 물으면서 차를 영등포경찰서 정문쪽으로 몰자 총을 끄집어내고 『고척동으로 가자』고 위협했다고 김은 자백했다. 김이 고씨 등에 총을 겨누자
운전사 고씨는 그대로 차를 몰아 문래동구름다리에 이르러 김은 갑자기 차를 멈추게 하고 차에서 뛰어 내렸다. 운전사 고씨는 따라내려 김에게 총기휴대증을 보자고 멱살을 잡는 바람에 김은 다시 차를 타고 『그러면 다시 가자』고 총으로 위협, 으슥한 골목인 화승주물공장 앞에 이르러 목을 쏘아 죽이고 선금으로 준 찻삯2백50원을 갖고 도망쳤다.
김은 경부선을 따라 내려가다가 탄약고 앞에서 경비중이던 김종곤 상병의 불심검문에 걸려 잡혔다. 몸을 수색 당해 피묻은 10원짜리돈 2백원이 왼쪽옷소매에서 발견, 추궁을 받고 범행을 자백한 것이다. 김은 방첩대 심문에서 『부모의 냉대 때문』이라고 범행동기를 밝히고 『운전사를 죽일 의사는 없었고 오발로 죽이게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은 『막다른 골목에서 운전사가 차를 돌리려고 급히 뒷걸음질칠 순간 뒤로 넘어지면서 방아쇠가 당겨져 운전사를 쏘게 된것』이라고 오발을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경찰은 김의 주장과는 달리 죽은 고씨의 총상으로 미루어 고의적인 살인으로 보고있으나 고씨가 갖고있던 현금8천3백원을 빼앗지않은 것만이 의문으로 남겨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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