록스타가 되고싶나요? 우리학교로 오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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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리 키츠먼은 이 공연을 위해 금발머리를 뾰족하게 세워 모호크족(북미 인디언 부족) 스타일을 했다. 그는 강렬한 드럼 솔로 연주로 관중을 열광시켰다.

관중 속에서 한 학생이 "애리, 결혼해줘"라고 소리쳤다.

관중들은 드럼 뒤에 있는 키츠먼의 앳된 얼굴을 보기만을 원했다.

키츠먼(11)은 폴 그린 록음악학교의 학생(머리는 그의 어머니가 잘라줬다)으로 정기학생공연에 출연했다.

10-18세의 학생들은 프로다운 솜씨와 십대들의 미숙한 매력을 합친 클래식 록을 연주했다. 비틀즈와 서던 록이 이날 밤을 장식했다.

학생처럼 격자무늬 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폴 그린(29)은 공연 내내 한쪽에서 큐 사인을 주며 공연을 지도했다. 그는 때때로 무대에 올라 앰프를 조정하거나 솔로 공연자들을 격려했다.

그린은 "프랭크 자파도 그의 밴드를 지도했다"며 "내가 나와서 애리를 지도하지 않았다면 그는 움츠러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5년 동안 그린은 학교를 발전시키고 학생들을 훈련시켰다. 그는 학생들에게 엄격한 방식으로 클래식 록을 가르쳤고 더불어 불교를 전해주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자신을 딱딱한 사람이라고 표현했지만 학생들에 대한 그의 애정은 감춰지지 않았다.

그는 아이들에게 과거 히트곡들을 정확하게 연주하라고 독려한다. 절대로 쉽게 편곡하거나 줄여서 연주하게 하지 않는다.

그는 "아이들은 자신들이 그렇게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그린은 브리트니나 엔싱크, 제이 로가 판치는 시대에 아이들에게 구식 로큰롤을 연주하게 한다.

지나 란다조(17)는 "언제나 록 스타가 되길 바랬지만 그러기엔 너무 부끄러움이 많았어요"라고 말했다. 지나는 '헬터 스켈터'를 맹렬하고 감하게 연주해냈다. 그녀는 록학교가 자신감을 심어줬다고 말한다.

"여기에는 경쟁이 없어요. 서로에게 의지하고 있어 마치 가족 같아요."

그린은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했다. 그는 1997년에 대학을 졸업한 뒤부터 록 음악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오래된 스튜디오에서 학생 몇명을 데리고 연주를 시작했다. 그리고 그들의 실력이 아주 좋아지고 있음을 느꼈다.

그래서 그는 학생들을 데리고 한 친구의 미술 개막전에서 공연을 했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1999년 그는 록음악학교를 사무용 빌딩 2층으로 이전했다. 현재 학교에는 발성을 가르치는 그의 아내 리사를 포함해 10명의 교사가 있다.

이 학교는 아이들에게 음계·화음·리듬·호흡법 등 기본기를 가르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는 공연을 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학생들은 3-4개월마다 실제로 공연을 한다.

공연은 주로 필라델피아 남부에 위치한 인드레 스튜디오에서 열린다. 스튜디오는 동굴 같다. 벽은 울퉁불퉁하고 크리스마스용 전구들이 주렁주렁 달려 있다. 한쪽 구석에는 오래된 소파들이 놓여있다.

섀넌 로크너(15)는 "공연은 이래요. 오늘 밤 당신이 무대에 올라요. 사람들은 당신을 바라보죠. 그럼 당신이 록 스타인 거에요. 공연이 끝나면 폴이 '공연 좋았다'고 말해줘요. 그러면 신나요"라고 말했다.

최근 이 학교는 여러 공연들을 합친 최고의 쇼를 개최했다. 조지 해리슨의 '내 기타가 부드럽게 울 적에(While My Guitar Gently Weeps)' 등이 연주된 비틀즈 부문이 부모 관객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최근에 열린 학교 밴드 콘테스트의 우승자들도 출연했다. 학생들은 이번 행사를 위해 창작곡을 썼으며 우승은 4명의 여학생이 기타와 보컬을 맡고 키츠먼이 드럼을 친 디캐퍼테이터에게 돌아갔다. 그들은 '슈퍼맨 블루(Superman Blue)'와 '피너츠(Peanuts)' 등 으스스한 느낌의 차분한 노래들을 불렀다.

싱어 알리 하우프트먼(14)은 노래를 시작하기 전에 "사람들 앞에서 공연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니 우리가 잘못하더라도 이해하고 격려해주세요. 우리는 아직 여린 감성을 지닌 10대잖아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부모와 학생, 친구들로 이루어진 관객들의 태도는 훌륭했다.

이것이 아이들이 이 학교를 좋아하는 또 다른 이유다. 이곳은 부모나 학교 등의 압력에서 벗어나 있는 안식처다. 낡은 소파와 앨범 표지, 포스터들로 꾸며진 학교 대기실에는 항상 2-3명의 아이들이 둘러 앉아 있다.

이 학교에 두 자녀를 보내고 있는 린다 란다조(46)는 "토요일 오후 2시30분에 아들이 교습을 받도록 이곳에 데려다 줍니다. 그러면 아들은 하루 종일 이곳에 있어요"라고 말했다.

PHILADELPHIA, Pennsylvania (CNN) / 이정애 (JOI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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