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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선」과 「탐색」 정 총리의 방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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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정 총리는 4일 동안의 태국공식 방문을 마치고 일본을 들러 9일 낮 일본 항공편으로 귀국한다.
「타놈」수상의 방한에 대한 답례로 이루어진 이번 정 총리 방태는 공식으로는 친선방문이면서도 또한 외교적 탐색의 의미도 적지 않게 강조된 인상이 짙다.
정 총리는 방태 중 「타놈」수상과 두 차례의 수뇌회담을 갖고 ①한·태 양국 간의 경제협력 및 통상증진 방안 ②월남전 지원 문제와 오는 10월말께로 예상되는 월남전 7개국 정상회담 ③「아시아」 태평양 지역국가들의 협소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아스마크」(「아시아」태평양 각료이사회) 육성 방안 등에 관해 격의없는 의견을 나누었다.
그러나 4일간의 방문에 비추어 정 총리의 이번 방태는 정·「타놈」 공동성명에서 지적되고 있듯이 눈에 띌만한 성과는 찾기 힘들고 친선 방문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한 감이 많다.
구태여 그 성과를 지적한다면 태국이 주동이 되어 새로 만든 ASEAN(동남아 국가연합)이 「아스파크」를 측면 지원할 수 있는 비정치적인 협력기구라는 점을 명백히 하여 「아스파크」의 약화를 어느정도 완화시켰다는 것이다.
이외에 경제적인 문제에 있어서는 양국간의 통상증진을 위해 한·태 우호통상항해 조약을 조속한 시일 안에 체결하기로 합의했다는 것이나 한국 건설용역단의 태국 진출에 대해 태국측은 구체적 언급을 피함으로써 전망이 흐린 것으로 보인다.
월남전 지원에 있어 월남의 명예로운 평화회복을 위해 한·태 양국은 공동보조를 취할 것에 합의, 미국 측의 태도와 관련하여 참전국의 자격으로 확전 압력을 암시한 것으로 보이나 병력 증파는 가까운 시일 안에는 어렵다고 조심성 있는 거부의 태도를 표시하고 후방재건 계획에 논의의 범위를 한정시켰다.
당초 한·태 양국이 국내사정으로 미루어 왔던 월남참전 7개국 정상회담은 한국 국내 사정을 고려하여 국회가 정상화할 것으로 기대되는 오는 10월 말께 이후 서울에서 개최하는 쪽으로 의견이 기울어지고 있다.
「타놈」 수상은 이번 정 총리의 방태에 보답하는 선물로 「아스파크」가 서울에 설치키로한 사회문화「센터」 설립 기금을 회장국으로서는 처음으로 기탁할 것을 약속했다.
공동성명에서도 밝혔듯이 「타놈」수상은 「유엔」에서의 통일을 위한 한국의 입장을 계속 지지하고 현재 한국에 있는 주한 태국군 1개중대의 계속 주둔을 확약, 정 총리의 귀국 발걸음을 다소 가볍게 해 주었다.
어떻든 정 총리의 이번 방태는 동남아 외교 「로비」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는 태국 정부와의 유대를 더욱 굳히고 동남아로 뻗어나려는 한국의 입장을 어느 청도 이해시켰다고 봐도 무방하겠다. <윤기병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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