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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후의 월남정세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지난 3월에 실시된 월남의 대통령 선거에서는 예상했던 대로「티우」국가지도위의장과 「키」수상의 군인조 후보가 당선되었다. 이 선거와 동시에 실시된 상원의원 선거에 뒤이어 오는 10월 22일에 예정된 하원의원의 선거가 실시되면 신 헌법에 입각한 새로운 월남공화국정부가 탄생된다. 이로써 월남은 민정에로 거보를 내 딛게 될 것이다.
「티우」·「키」조의 승리는 종래 양자간의 마찰이 없지 않았으나 군부출신으로 「티키트」를 형성할 수 있었다는 것, 약1백30만의 군 및 공무원의 조직표가 있었다는 것, 군인소장 또는 군수들에 의하여 선거가 운영되었다는 점등의 유리한 배경으로 보아 당연한 귀결로 간주되고 있다.
선거결과의 특징은 작년 9월의 제헌의원 선거 때나 금년 4월의 촌낙의원 선거 때보다 유권자의 수나 투표율이 증가하였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또 이번 선거에서는 평화문제가 가장 큰 「이슈」로 제기 되었으나 뜻밖에도 「평화파」인「트루옹· 딘· 주」씨가 차점자로 많은 표를 얻었다는 사실이다. 또 도시에서는 야당후보가 우세하였다. 이것이 공명선거를 입증하는 것인지는 차치하고서라도 선거를 통한 월남의 정세가 착잡함을 엿볼 수 있다.
이번 선거의 의의는 두말할 것도 없이 군정에서 민정으로, 야당을 중심으로 한 정국을 안정시킬 수 있는 중대한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데서 주목을 끌었다. 또 이번 선거는 군사작전과 병행해서 월남전 해결을 위한 평화타진의 중대한 포석이 될 수 있다는 데서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이러한 것은 선거가 끝남으로써 그 희망이 짙어지는 것은 아니다. 요컨대 선거후의 정세추이가 더 주목을 끈다고 보겠다.
첫째로 선거직 후 예상할 수 있는 문제는 민간인 후보들에 의한 선거의 유효성에 대한 이의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있을 것이다. 앞으로 제헌의회의 인준을 얻음으로써 당선이 확정될 것이지만, 이른바 선거의 후유증이라는 것을 원만히 해결하는 문제는 새로운 월남공화국정부의 위신제고에 적지 않은 연관성을 가지게 될 것이다.
둘째로 선거 후 재기될 수 있는 문제는 새로운 정부를 중심으로 월남국민들이 새로운 정치제도를 강력하게 발전시킬 수 있느냐에 있다. 여태까지 월남은 대국적인 국가이익보다 만성화한 분열 대립, 특히 종교 및 지방간의 분파투쟁을 일삼아온 감이 없지 않다. 이번 선거와 더불어 이러한 폐단은 지양되어야만 할 것이다. 그밖에 「티오」와 「키」의 협조문제가 있고 .앞으로 형성될 국회와 정부간의 협력문제 등이 있으며 거국체제를 위한 협조문제는 커다란 관심사가 아닐 수 없다.
셋째로 선거후의 적지 않은 관심사는 평화문제에 있다. 이번 선거에서 이 문제는 크게 논의되었다. 특히 선거후의 북폭 중지설, 또는 월맹과의 협상설은 파다하게 전해졌다. .그 외 논거는 대체로 월남에서 강력한 명분 있는 민주정부가 서면 월맹이 협상으로 기울어지지 않을까 하는데 있다.
즉 월맹은 월남 내에서의 작전·북폭·평정계획의 강화로 곤경에 처하게 되어있는 터에 월남에서 강력한 민주정부가 형성되면 그들이 마지막으로 믿고 있는 미국내의 반전론, 월남내의 정국불안정마저 기대할 수 없게 되어 결국 전쟁을 포기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회를 이용해서 평화공세를 강화해야 한다는 데서 북폭중지설, 또는 협상이 나온 듯하다.
그러나 예상외로 이번 선거에서는 차점자「주」씨의 득표에서도 나타났기만, 월남국민의 평화에의 열망이 상당히 큰 것을 보이고 있다. 새로운 정부가 이러한 문제에 대해서 어떻게 대처하느냐는 또 하나의 큰 관심사가 아닐 수 없는 것이다.
모든 문제는 근본적으로 새로운「티우」정부의 안정에 있다고 보겠으며 선거후의 정세는 계속 주목거리가 된다고 보겠다. 특히 군부의 단결이라는 것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종래「티우」와 「키」간에는 불화와 대립이 없지 않았다. 만약에 군부가 분열되면 모든 것이 허사가 될 우려가 있다는 데서 선거 이후 「티우」·「키」의 강력한 협조체제가 확립될 것을 바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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